그대가 어느새 내 안에 앉았습니다(빨강)
좋은 시집을 발견하면 좋아하는 사람에게 꼭 사주고 싶다
같이 있어도 그리운 사람, 후미진 골목길을 돌아설 때 문득 그 사람의 그림자가 그리워지는 그런 사람을 가졌나, 혹은 그런 사람을 기다리는가! 말로 전하기 어려운 길고 깊은 마음을 한 권의 시집으로 "쓱" 넘겨주면 어떨까! 커플끼리, 친구나 지인들 사이에 한 권씩 나누어 갖는 커플 책.이 책에 실린 시는 SBS 이숙영의 파워 FM에서 진행하는 <수요일에는 시 한 편>이라는 코너에 소개된 시들의 모음이다. 좋은 시가 방송된 날이면 전화와 팩스가 쇄도하나, 일일이 답해줄 수 없는 것이 방송국 사정이다. 그래서 그 동안 반응이 좋았던 시들을 골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시를 사랑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와 젊은 커플들이 한 권씩 나누어 가지고 감상할 수 있도록 국내 최초의 "커플 책"을 만들었다.
편 지(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귀절 쓰면 한 귀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김남조 전집》에서 한 구절 쓰면 한 구절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는 대목은 이미 외워 둔 대목이다. 이 정도로 마음이 통하는 애인이 있다면, 정말 행복한 사람이겠지.--- pp.4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