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2
소란하고 거친 바람 몰아치는 세상에서
부모는 자녀를, 자녀는 부모를 다시 품는다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산,
자녀가 부모님께 드리고픈 애틋한 마음의 선물이
詩에 담겨 오늘 전해진다.
한국의 대표 서정시인, 도종환 시인이
22년 만에 다시 엮어 전하고픈 소중한 유산
1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사랑받은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그 두 번째 시선집 출간
어머니, 아버지의 사랑으로 우리는 태어나고 자라서 어른이 되었다. 내가 성장하고 변하고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도 그분들의 사랑 때문이다. 그분들의 사랑으로 인하여 내가 바뀌었듯이, 내 아이들도 나의 사랑으로 인하여 온전히 서로를 이해하는 너그러움을 지닌 사람, 사소한 즐거움 하나 때문에 하루 내내 미소 지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 부모와 자식의 마음이다.
부드러우면서도 곧은 시인, 한국을 대표하는 서정 시인, 도종환 시인이 그런 마음을 보여주는 아프고 아름다운 시들을 모아 가정의 달 5월에 두 번째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를 엮어 출간했다.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1권 출간 후 22년 만이다. 그사이 세상은 얼마나 변했을까? 세상은 그때나 지금이나 소란한 곳이다. 아니, 더 거친 바람이 몰아치고, 외로움과 절망은 더욱 깊어졌다. 모두가 그곳에서 낙오하거나 실패하면 살아남을 수 없을 거라고 말한다. 세상천지 온기라곤 없는 듯하지만, 변함없이 넉넉히 품어주고 살아갈 의미를 안겨주는 부모와 자녀의 온기가 있으니 인류가 존속하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1권은 출간 후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35쇄 10만 부의 판매를 이루었고, OtvN ‘비밀독서단’에서 북랭킹 1위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관계이기도 하고, 가장 어려운 관계이기도 한 부모와 자녀 사이를 한 편의 시로 나누며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책이라 평가받았다.
새로 나온 책은 도종환 시인이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1권 출간 이후 국회에서 국민들을 위해 일하다가 다시 시인의 자리로 돌아와 쓴 책이다. 평소 마음에 와닿는 시들을 모아 두었다가 부모와 자녀의 마음을 되짚고 단상을 붙였다. 귀중한 마음이 담긴 시에서 이끌어낸 짧은 단상으로 도종환 시인의 문학적 해석과 생각이 더 깊이 있게 전달된다. 실 스티치를 재료로 사용하여 버텨온 삶의 흔적을 밟아 이어 붙이고 남기는 김보라 작가의 그림이 시와 잘 어우러진다.
불완전한 인간이 행하는 가장 아름답고 완벽에 가까운 사랑
부모 자녀의 관계도 시류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었다. 부모 봉양의 의무도 개인에서 국가의 의무로 점진적으로 변하고 있고, 자녀 문제에도 다양한 선택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 인간이 태어나고 성장하는 데 절대적인 사랑과 희생의 함량은 변함이 없다. 그 가운데 제일이 부모의 자녀 사랑이다. 또 그렇게 자란 자녀가 부모가 된다. 어찌 보면 부모와 자녀의 사랑은 ‘인류 지속의 기본값’이라고 생각된다. 불완전한 인간이 행하는 가장 아름답고 완벽에 가까운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1부에는 부모가 자녀에게 선물하는 시들이 담겼다.
단호하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고
온유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무언가를 지키려면 힘이 필요하고
경계심을 내려놓으려면 용기가 있어야 한다.
정복하려면 힘이 필요하고
포기하려면 용기가 있어야 한다.
_〈힘과 용기는 어떻게 다를까?〉 중에서
우리는 힘 있는 사람이 되길 원한다. 독립해서 혼자 자신 있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경쟁에서 살아남기를 바란다. 우리 아이들도 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한다. 그런데 시인은 힘이 있으면서도 유연한 사람이 강하기만 한 사람보다 더 큰 걸 이루어 낸다고 말한다. 방어 자세를 버린다는 건 포기한다는 게 아니라 포용한다는 뜻이리라. 포용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자유와 방관의 경계가 생각하는 것만큼 명확하게 구분 지어지지 않는 게 우리의 일상이어서 부모 노릇하는 게 참 어렵다지만, 이렇게 시 한 편에 담긴 올곧은 마음을 전달하며 살아갈 방향을 잡아줄 수 있다.
2부에는 자녀가 부모님께 드리는 마음을 시에 담았다. 도종환 시인은 “아버지가 가난과 싸우는 긴 세월 동안, 아버지와 싸우는 자식이 있다. 그러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가 되어서야 아버지는 아버지 운명과 싸웠고 나도 내 운명과 싸운 것이었음을 알고는 땅을 치며 후회하는 날이 있다. 나도 그랬다. 아버지도 존재 그 자체로 소중한 분이셨다.”라고 회고하며 우리 자녀들이 그 마음에 품고 있는 것을 이렇게 시로나마 전할 수 있기를 바랐다.
아부지……
이렇게 중얼거리면 더욱 그리워지는
아버지 때문에, 시장통 술집에 앉아
그 옛날 아버지와 가본 가천장날 그 돼지국밥에
막걸리 한 병 따라 놓으면
목이 뜨거워 술이 술술 잘 안 넘어간다
_ 배창환, 〈아버지의 추억〉 중에서
부모를 향한 그리움도 이렇게 눈앞에 살아 움직이는 때가 있다. 집 짓는 일꾼의 얼굴 모습, 담배를 피우거나 막걸리를 드시는 모습까지도 영락없이 아버지를 닮은 분을 만날 때가 있다. 부모를 그리워하는 그 마음이 너무 애틋하다. 부모님이 아직 곁에 계시다면 마음을 담은 시 한 편을 골라 넌지시 고백해 보자.
3부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으면 좋은 시편들을 찾아 실었다.
잘하는 것보다 못하는 게 더 많고
세상에는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 많다는 걸 안다
내 안에는 빛보다 그늘이 많지만
그늘도 사랑하고 햇빛도 사랑한다
햇빛에 반짝이는 부분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그늘진 곳이 나를 겸손한 자리에 머물게 한다
_ 도종환, 〈깊은 밤〉 중에서
도종환 시인은 〈깊은 밤〉이라는 시를 통해 어머니에게 여린 마음의 씨앗을 물려받은 것, 그것도 잘한 일의 목록에 들어간다고 고백한다. 그렇다. 우리 각 사람에게는 부모가 물려준 소중한 씨앗들이 있다. 그 씨앗들이 발아하여 나무로 자라면서 우리를 겸손하게도 하고 앞으로 나아가게도 한다. 기회가 된다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앉아 도란도란 그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그 소중한 씨앗에 대해.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섬유미술을 공부했다. 《빈틈의 흥》 《바늘능선》 《비오는 날엔 밤새 산을 옮기기에 더 좋다》 등 열아홉 차례 개인전을 열고 여러 그룹 전시에 참여해 왔다. 버려지고 낡은 것들 속에 드러나지 않는 시간의 결을 길어 올린다. 버텨온 삶의 흔적을 밟아 이어 붙이고, 남긴다. @dali_bora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시
무엇이 되든 거기에서 최고가 되어라 ― 더글러스 맬럭 | 안아줘도 될까? ― 브래드 앤더슨 | 사랑이란 이런 거란다 ― 미셸 콰 | 힘과 용기는 어떻게 다를까? ― 익명 | 괜찮아 ― 한강 | 당신의 사랑으로 인하여 ― 제니 디터 | 개화 ― 데니즈 레버토프 | 삶의 거울 ― 매들린 S. 브리지스 | 자전거 ― 류지남 | 그러나, ― 김선태 | 민지의 꽃 ― 정희성 | 어머니의 기도 ― 익명 | 아이들은 ― 노경실 | 김밥 ― 이병률 | 귀대 ― 도종환 |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 지상의 방 한 칸 ― 김사인 | 넌 사랑받고 있다 ― 익명 | 너는 끝내 살아서 돌아오리라 ― 마리아 델 로사리오
자녀가 부모님께 드리는 시
어머니의 섬 ― 이해인 | 눈물 머금은 신이 우리를 바라보신다 ― 이진명 | 흰 고무신 ― 임연규 | 아버지의 추억 ― 배창환 | 어머니의 기도 ― 박용주 | 어머니의 물감상자 ― 강우식 | 80/F ― 박해석 | 나뭇잎 하나 ― 신달자 | 봄날 아침 ― 권정우 | 아버지의 등 ― 하청호 |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 정채봉 | 추석날 ― 정규화 | 할머니의 봄날 ― 장철문 | 난생처음 ― 이상호 | 다정다한 다정다감 ― 박성우 | 호박고지 마르는 동안 ― 김용만 | 어머니와 설날 ― 김종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시
아이에 대하여 ― 칼릴 지브란 | 나는 배웠다 ― 마야 안젤루 | 삶에 감사합니다 ― 메르세데스 소사 | 깊은 밤 ― 도종환 | 기탄잘리 35 ―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 성탄 전야 ― 함기석 | 스며드는 것 ― 안도현 | 가족의 시작 ― 김주대 | 생의 노래 ― 이기철 | 반딧불이 ― 류시화 | 구만리 바다 ― 손택수 | 내가 원하는 것 ― 자디아 에쿤다요 | 봄밤 ― 이면우 | 선운사 도솔암 가는 길 ― 김영남 | 아름다운 시절 2 ― 서정홍 |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 | 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 ― 이준관 | 개에게 인생을 이야기하다 ― 정호승 | 겨울 문상 ― 김은숙 | 깨끗한 영혼 ― 이성선 | 벌레 먹은 나뭇잎 ― 이생진 | 마음의 고향 2 ― 이시영 | 저를 낮추며 가는 산 ― 이성부 | 담담해서 아름답게 강물은 흐르고 ― 신경림 | 그대를 기다리는 동안 ― 김용택
모란꽃 같은 어머니가 있다. 백목련 같은 어머니도 있다. 그렇게 화사하거나 청초한 어머니를 둔 이는 얼마나 뿌듯할까. 그러나 모과꽃처럼 눈에 뜨일 듯 말 듯 한 어머니를 둔 이도 있다. 코스모스처럼 가녀린 어머니를 둔 이도 있다. 꽃을 피우기는 하지만 화려하지 않고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그런 어머니를 둔 이는 어머니가 사랑스럽고 존귀하지 않을까. 아니다. 어머니는 존재 그 자체로 소중한 분이다. 어머니는 존재 자체로 우리를 설레게 하는 분이고, 존재 자체로 우리 가슴을 채우는 분이다. 우리 어머니도 그러셨다. 모든 이의 어머니가 그러실 거다. _‘엮은이의 말’ 중에서
사랑이란 이런 거란다 _미셸 콰
아들아, 사랑한다는 게 쉬운 게 아니란다
넌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너 자신을 사랑하는 경우가 많단다
그래서 항상 실패하고 낙담하게 되는 것이지
사랑한다는 건 누군가와 만나는 거란다
누군가를 만나려면
자신의 성을 나와야 하겠지
그래야 다른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으니까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제일 먼저 돌아보아야 할 것이 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자기를 사랑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인은 “사랑은 아픔을 감수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예수가 그랬던 것처럼 가장 숭고한 사랑은 내 몸을 십자가에 못 박음으로써 완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아픈 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_본문 20~21쪽 중에서
삶의 거울 _매들린 S. 브리지스
세상에는
정직한 마음을 가진 사람도 있고
용감한 기백을 지닌 사람도 있고
순수하고 진실한 영혼을 지닌 사람도 있다.
그러니 네가 지닌 최고의 것을
세상에 주어라.
그러면 네게도 최고의 것이 돌아오리라.
내가 가진 최상의 것을 세상에 줄 수 있을까. 열매와 보상이 어떤지를 먼저 계산해 보고 줄지 말지를 결정하는 게 일반적인데. 마음을 주고 영혼을 주었는데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으면 세상에 대해 쏟은 노력이 다 헛된 일이 되고 말 텐데 괜찮을까. 정직한 마음, 용감한 기백, 순수하고 진실한 영혼… 무엇이 됐든 자신이 가진 최상의 것을 세상에 주면 어떤 일이 생길까. 그러면 최상의 것이 돌아올 거라고 시인은 말한다. 인생은 거울과 같기 때문이다. _본문 38~41쪽 중에서
어머니의 섬 _이해인
늘 잔걱정이 많아
아직도 뭍에서만 서성이는 나를
섬으로 불러 주십시오, 어머니
세월과 함께 깊어 가는
내 그리움의 바다에
가장 오랜 섬으로 떠 있는
어머니
섬은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그 바위는 안으로 흘린 인내의 눈물이 모여서 이루어진 바위다. 참고 참아서 안으로 흘린 눈물이 얼마나 오랜 세월, 얼마나 많이 쌓였으면 바위가 되었을까? 그 섬에 있는 어머니의 “그 쓸쓸한 기침 소리는/ 천리 밖에 있어도/ 가까이 들”린다. 어머니에 대한 걱정이 얼마나 깊으면 그 소리가 천 리 밖에 있어도 들릴까? _본문 83~85쪽 중에서
나뭇잎 하나 _신달자
막 떨어진 나뭇잎 하나
밟을 수 없다.
그것에도 온기 남았다면
그 스러져가는 미량의 따스함 앞에
이마 땅에 대고 이 목숨 굽히오니
내 아버지 호올로 가시는
낯설고 무서운 저승길
내 손 닿지 않는 먼 길
비오니
그 따스함 한가닥 빛이라도
될 수 있을까 몰라
삶과 죽음의 길은 같이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죽음의 길에는 누구도 동행을 할 수 없다. “내 아버지 호올로 가시는” 저승길은 내 손이 닿지 않는 길이다. 내가 해 드릴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아버지 가시고 난 뒤에 나뭇잎 하나가 떨어진다. 그 나뭇잎을 차마 밟을 수 없다. 막 떨어진 나뭇잎은 조금 전까지 생명이 있던 잎이다. 삶에서 소멸로 방금 넘어온 생명이니 내가 갈 수 없는 길, 아버지 가시는 길에 동행할 수 있을지 몰라서 이마를 땅에 대고 빈다. _본문 110~111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