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떠 있는 것 같아도 비상하고 있다네: 니체 시 필사집

쓰는 기쁨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 유영미 옮김

발행
2025년 06월 16일
쪽수
304 쪽
정가
22,000원
전자책
ISBN
979-11-6218-352-6
판형
143   x  210 mm

책 소개

혼란의 시대, 우리에게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고

다시 일어설 힘과 용기를 주는 니체의 시

 

무력하고 우울할 때, 

더 이상 꿈의 추구가 불가능해 보일 때, 

자신이 벌레처럼 누추하다고 느껴질 때, 

냉철하지만 그 누구보다 깊은 이해를 담은

니체의 시 100편을 필사로 만나다

 

 

춤추는 별을 탄생시키기 위해 

사람은 자신 안에 혼돈을 품고 있어야 한다.

_프리드리히 니체

 

 

 

 

혼란의 시대에 더욱 빛나는 니체의 시 100편 수록


특출날 것 없이 평범하고 가만히 한자리에 멈춰 있는 것처럼 보여도 우리는 모두 비상하고 있다. 누군가 더 높이 들어 올려 주거나 밀어 올려 주는 것도 아니지만, 우리를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게 하는 영원한 충동과 자유에로의 열망이 곧 우리의 동력이며, 그로써 오늘 우리의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 때로는 무거운 고삐에 묶인 것 같고, 때로는 깊은 좌절감에 사로잡힐지라도 우리 안의 혼란과 혼돈을 뚫고 날갯짓 없이도 고공비행을 하는 저 알바트로스처럼 더 높이 날아오를 날이 있을 테다. 

누구보다 생을 긍정하고 사랑한 철학자, 생명을 쇠락으로 이끄는 모든 것들을 거부한 니체는, “신은 죽었다!”라 선언했지만 허무주의의 긴 어둠이 잉태한 여명을 기다렸다. 고독한 나무둥치 위의 구도자차럼, 깊은 황야를 걷는 방랑자처럼, 독수리의 위협과 살기 가득한 이빨들을 마주한 전사처럼! 굴복하지 않는 용기와 환희로 가득 찬 눈빛을 가진 니체의 의연한 정신이 시에 오롯이 담겨 우리를 찾아왔다. 비상을 꿈꾸며 지금 잠시 몸을 웅크리고 있는 이들이라면 〈쓰는 기쁨〉 시리즈 세 번째 책, 니체 시 필사집 《그냥 떠 있는 것 같아도 비상하고 있다네》를 통해 어떤 비극적 조건에도 굴복하지 않고 당당했던 니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

“오 사람아, 귀 기울여 들어보아라. 깊은 밤이 뭐라고 말하는가?” 

니체는 어두운 밤, 깊은 고통이 우리 실존의 조건임을 인정하지만, 그것에 체념하고 순순히 그 입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용맹하게 맞서라! 자유를 빚어라! 춤추고 노래하라! 스스로 일어나라! 시 한 편 한 편의 울림이 현재를 사는 우리의 정신에도 다시 각인되길 바란다.

 

 

 

철학자가 아닌 시인으로 만나는 니체, 

그리고 쓰는 기쁨이 더해진 필사 시집


‘힘에의 의지’, ‘위버멘쉬’, ‘영원회귀’, ‘아모르 파티’ 등의 철학적 사상을 남김 니체! 도덕과 관습을 그대로 따르길 거부하고, 전통을 깨고 새로운 가치를 세운 니체는 철학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지만, 시인으로서도 자신만의 깊은 사유와 철학이 담긴 시편들을 많이 남겼다. 실제로 열 살 정도부터 시를 썼고,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시 창작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니체에게는 시작(詩作)이 곧 사유였고, 철학적 사유 자체가 하나의 시적 성찰이었다. 자신의 철학과 사상을 가장 직관적이고 명료한 형태, 즉 시로 풀어낸 것이다. 추천사를 쓴 장석주 작가 또한 “니체에게 시와 철학은 한 나무에서 뻗어 나온 두 가지였다.”라고 말하며, 시에 담긴 니체의 깊은 사유를 들여다보길 권한다. 아울러 삶을 꿰뚫고 비극적 조건들을 끈질기게 응시한 뒤 니체가 수확한 생의 즐거움을 함께 맛보길 권하고 있다.

“여기에 앉아 나는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그 무엇도 아닌 것을!/ 선악의 피안(彼岸)에서/ 빛을 즐기기도 하고 그늘을 즐기기도 하니/ 모든 것이 그저 놀이일 뿐이다” _〈실스마리아〉 중에서

니체 특유의 서정과 은유도 함께 접할 수 있는 니체 시 필사집 《그냥 떠 있는 것 같아도 비상하고 있다네》가 니체의 사상으로 한 걸음 다가가는 디딤돌이 될 수도 있을 테다. 짤막한 시 한 편에 담긴 담백하고 장난스런 그의 목소리가 심연의 혼란을 뚫고 수없이 다듬어져 나온 시구라면, 손으로 따라 쓰는 수고로 한 번 더 눈에 담아둘 용의가 충분히 있을 것이다.

니체는 높은 산꼭대기로 오르며, 혼란 속에 쪼그려 앉아서, 목적 없는 낮과 목적 없는 온전한 시간들을 보내면서도 결국엔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을 찾았다고 한다. 한 편 한 편 ‘쓰는 기쁨’과 함께 독자 여러분도 니체가 초대하는 그 낙원에 들어가 진정한 자신에게 다다르길 바라며,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하는 춤추는 별이 되길 바란다. 

 

 

추천사

니체는 살아 있음을 긍정하는 철학자다. 그는 누구보다 생의 즐거움과 행복을 사랑하고, 생명을 쇠락으로 이끄는 것들을 거부한다. 그리고 삶을 무한 긍정한다: “매사에서, 큰일에서나 작은 일에서나, 언젠가 때가 되면 나는 단지 긍정하는 자가 되고자 한다.” 그리고 아모르 파티(Amor fati): “이것이 삶이더냐? 좋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을 외치면서 생을 품는다. _장석주(시인, 문학평론가)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프리드리히 니체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년 독일 레켄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독일의 사상가이자 철학자이자 시인으로, 쇠렌 키르케고르와 함께 실존주의의 선구자로 지칭된다. 14세에 슐포르타 기숙학교에서 엄격한 고전 교육을 받고 1864년 본대학에 진학하여 신학과 고전 문헌학을 공부했다. 1865년 라이프치히대학으로 옮겨 문헌학을 계속 공부했고 1869년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5세의 젊은 나이로 스위스 바젤대학의 고전문헌학 교수로 임명되었고,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심취함으로써 철학적 사유에 입문했다. 주요 철학적 사상에는 ‘신은 죽었다’, ‘힘에의 의지’, ‘위버멘쉬’, ‘영원회귀’, ‘아모르 파티’ 등이 있다. 특유의 급진적인 사상으로 생철학, 실존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등의 철학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28세 때 첫 작품 《비극의 탄생》을 펴냈으며, 1873년부터 1876년까지는 독일과 독일 민족, 유럽 문화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가하며 《반시대적 고찰》을 집필했다.

저서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비극의 탄생》 《디오니소스 송가》 《이 사람을 보라》 《즐거운 지식》 《도덕의 계보학》 《우상의 황혼》 《선악의 저편》《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아침놀》 《반시대적 고찰》 등이 있다.



옮긴이 : 유영미

연세대학교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쓰는 기쁨: 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 《카이로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감정사용설명서》 《가문비나무의 노래》 《불확실한 날들의 철학》 《예민함이라는 무기》 《부분과 전체》 《혼자가 좋다》 《불행 피하기 기술》 등이 있다.



목차

추천하는 글 _ 장석주

옮긴이의 글 _ 유영미

 

1부 고통을 껴안고 춤추는 밤

나의 행복 | 고독한 자 | 첫 번째 이별 | 두 번째 이별 | 겁먹지 말고 | 회상 | 이리저리로 | 별의 도덕 | 에케 호모 | 초심자를 위한 위로 | 소망 | 귀향 | 삶의 원칙 | 우정에 바친다 | 이상에게 | 방랑자 | 사랑 고백 | 시기심 없이 | 헤라클레이토스 주의 | 법칙에 저항하며 | 방랑, 오 방랑이여 | 노래 1 | 노래 2 | 어부 아가씨의 노래 | 절망 | 가을 안개 | 다시 고향으로 | (산문) 가만히 앉아 있지 마라 082 | (산문) 양심의 가책

 

2부 자신을 넘어서려 할 때, 그것을 살아 있다고 한다

실스마리아 | 취가 | 격언 | 말 | 괴테에게 | 끼적거리기 | 결심 | 나의 행복이여 | 남쪽 나라에서 | 고독 | 나의 독자에게 | 헤매는 자 | 대화 | 소나무와 벼락 | 방랑자와 그의 그림자 | 머나먼 곳에서 | 다리 위에 서서 | 가을 | 콜럼버스 | 멜랑콜리에게 | 만년설 앞에서 | 마지막으로 원하는 것 | 오, 달콤한 숲의 평화여 | 신비한 조각배 | 가장 가까운 사람 | (산문) 나를 만들어낸 사상과 허영심 | (산문) 춤추는 별을 탄생시키기 위해

 

3부 밤은 깊고, 나는 자유롭다

저녁 종소리 | 귀로 | 해가 저문다 | 초대 | 등대 | 이별 | 고향 없는 사람 | 북서풍에게 | 나를 따르는 것 | 옹졸한 영혼들 | 세 번째 허물벗기 | 내 장미들 | 녹 | 빛의 벗에게 | 기고만장한 사람 | 변장한 성자 | 조심하라 | 독실한 사람이 말하기를 | 여름에 | 몰락 | 현자는 말한다 | 발로 글을 쓰다 | 사실주의 화가 | 높은 곳의 사람들 | 회의론자가 말한다 | (산문)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 | (산문) 저속한 호기심

 

4부 누구에게나 별의 순간은 온다

절망하는 바보 | 애매한 영혼들 | 테오크리토스 양치기의 노래 | 가장 부유한 자의 가난에 대하여 | 노래 3 | 노래 4 | 해석 | 남자와 여자 | 오만에 대하여 | 숙고를 위하여 | 지는 별 | 미지의 신에게 | 나의 무정함 | 거짓 친구들에게 | 훗날 많은 것을 전해야 하는 자는 | 충고 | 할머니 | 포르타 |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 은자는 말한다 | 절망으로부터 | 부자유한 자 | 춤추는 이를 위해 | (산문) 해방된 정신 | (산문) 한 번도 떠나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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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니체의 시를 읽는다는 건 “선악의 피안”에 머물며 “빛을 즐기기도 하고 그늘을 즐기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고통스런 노역이 아니라 “모든 것이 그저 놀이일 뿐”이다. 니체의 통찰은 초긍정에서 찬란하게 빛난다. 그 자유, 그 행복, 그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도록 우리를 가두는 침울한 진리 따위는 내다 버리자! 니체의 시는 무력하고 우울할 때, 더 이상 꿈의 추구가 불가능해 보일 때, 자신이 벌레처럼 누추하다고 느껴질 때 읽을 만하다. 니체의 시가 우리 몸과 마음을 꼼꼼하게 진찰하고 써준 명의의 처방전이 될 수도 있을 테다. _<추천의 말> 중에서

 

남을 따르는 것도/ 남을 이끄는 것도 싫다/ 복종하라고? 싫다!/ 게다가 지배하라니, 당치 않은 소리!/ 스스로 공포스러운 존재가 되지 않으면/ 어찌 남을 겁먹게 할 수 있을까/ 겁을 줄 수 있는 사람만이/ 남을 이끌 수도 있으나/ 스스로를 이끌어가는 것조차/ 나는 거부감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건/ 숲과 바다의 동물들처럼/ 한참 동안 헤매며 한눈을 파는 것/ 사랑스런 혼란 속에 쪼그려 앉아 사색에 잠기는 것/ 그리고 마침내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것/ 나 자신에게로 이르는 것

_〈고독한 자〉 

 

우정이여, 영원하라!/ 내 드높은 희망의/ 첫 서광이여!/ 아아, 내 길은, 내 밤은/ 얼마나 끝이 없어 보였던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그 모든 삶은/ 얼마나 서러웠던가/ 나는 다시 한번 살리라/ 이제 그대의 눈에서/ 아침의 찬란한 빛과 승리를 보리라/ 그대 가장 사랑스런 나의 여신이여! _〈우정에 바친다〉

 

계속 날고 있다고?/ 오, 놀라워라/ 날갯짓 없이 고공비행을 하다니!/ 무엇이 그를 들어 올려주는 걸까/ 무엇이 그를 떠받쳐 주는 걸까/ 무엇이 그의 목표일까/ 무엇이 그를 끌어주고/ 무엇이 그에게 고삐를 걸까/ 별과 영원처럼/ 그는 삶을 초월한 높은 곳에 산다네/ 질투마저 동정하는 그는,/ 그냥 떠 있는 것 같아도 비상하고 있다네/ 오, 알바트로스여!/ 영원한 충동이 나를 높은 곳으로 내모는구나/ 그대를 생각하니/ 눈물이 끝없이 흘러내린다/ 그렇다! 나는 너를 사랑하노라! _〈사랑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