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끈질기게 살아남은 잡초들의 전략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 이정환 옮김

발행
2024년 07월 10일
쪽수
208 쪽
정가
16,800원
전자책
13,440원
ISBN
979-11-6218-296-3
판형
135   x  195 mm

책 소개

예측할 수 없는 환경을 기회로 바꾸고

생명을 이어 나가기 위해 

도전하고 분투하는

잡초들의 지능적인 전략들


위로 뻗지 못하면 옆으로!

땅 위가 힘들면 땅속으로!

레드오션보다 블루오션으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잡초의 당당함을 보라!


어느 한적한 시골길이 아니어도 문을 열고 집을 나서면 쉽사리 눈에 띄는 초록 식물들이 있다. 계절에 따라 피는 꽃들도 있고, 여름이면 더 울창해지는 나무도 있지만 어느 건물 구석진 곳이나 아스팔트 틈 사이에도 초록을 빛내며 피어난 식물, 바로 잡초다.

사람들은 흔히 쓸모없는 것을 비유할 때 잡초 같다고 한다. 그런데 그 쓸모의 기준은 도대체 누가 정한 것일까? 그저 인간에게 유용하지 않다는 것을 기준으로 삼은 게 아닐까? 잡초는 우리가 생각하는 단 하나의 식물 종도 아니고, 아무렇게나 아주 쉽게 자라는 풀도 아니다. 그야말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자의 당당함을 갖춘 것이 바로 ‘잡초’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유일한 목표는 생존이다. 생존해서 자손을 퍼트려 멸종하지 않는 것이다. 잡초야말로 그 본능에 가장 충실한 생물이다. 누군가 잡초는 밟아도 밟아도 일어선다고 했다. 하지만 잡초도 밟히면 일어서지 않는다.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생존에 불필요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잡초는 환경에 최대한 전략적으로 적응하는 아주 똑똑한 식물이다.

 

 

바꿀 수 없다면 적응하라


이나가키 히데히로는 일본의 대표적인 식물학자다. 그가 식물 연구에 들인 노력과 시간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잡초를 신비한 식물이라고 평한다. 잡초는 자연 그대로의 환경에서는 물론이거니와 길가나 공원, 논밭 등 우리 인간이 만들어낸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는다. 생명체가 소멸하지 않고 살아남는다는 건 당연한 현상이 아니다. 이나가키 히데히로는 그런 잡초들의 생명력에 주목했다. 그리고 잡초들이 사는 환경에는 공통점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바로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잡초가 사는 장소는 언제 밟힐지 알 수 없고, 또 언제 뽑혀 나갈지도 모르는 곳이다. 어느 날 갑자기 제초제가 뿌려질 수도 있고, 기계에 의해 잘려 나갈 수도 있다. 인간의 입장이라면 이런 안전하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잡초는 그런 혹독한 환경을 오히려 즐긴다. 아니,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그런 환경을 적절히 이용하면서 화려하게 살아남는다. ‘예측할 수 없는 변화’는 잡초의 입장에서 황금 같은 기회였다.

현대사회는 사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시대’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예측할 수 없는 변화의 시대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는 현실은 누구에게나 불안감을 안겨준다. 그리고 사람들은 변화를 불안해한다. 하지만 잡초는 오히려 그런 예측할 수 없는 변화를 기회로 바꾸어 성공하고 있다. 

 

 

우리가 배워야 할 중요한 생존 비법


잡초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식물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사실 잡초들은 각각의 전략에 적합한 자신 있는 장소에서 살아간다. 예를 들어 발길에 자주 밟히는 장소에는 밟히는 데 자신 있는 잡초가 산다. 그리고 밟히는 과정을 통해 번식의 목적을 이룬다. 또 풀베기를 당하는 장소 에서는 풀베기에 자신 있는 잡초가 자란다. 풀베기를 당하면서 자신의 씨앗을 퍼트린다는 목적을 이룬다. 그리고 위로 뻗을 수 없다면 누워 뻗으며 자란다. 혼자 할 수 없을 때는 조력자를 현명하게 이용하는 방법까지 있다. 즉, 잡초는 그 수만큼 다양한 전략을 펼치며 존재한다.

이나가키 히데히로는 책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잡초들의 치열한 생존 전략을 나열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전략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중요한 생존 비법까지 하나씩 풀어낸다. 책을 덮을 때쯤에는 잡초가 정말 쓸모없는 풀이 맞는가 되묻게 된다. 아니, 오히려 잡초처럼 현명한 전략을 짤 수 있는 전략가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책을 읽고 나면 틀림없이 주변에 자라난 잡초를 바라보는 눈이 바뀔 것이다. 그리고 막연하게 불안감을 느끼던 예측할 수 없는 미래가 ‘성공을 보장하는 미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수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예측할 수 없는 변화는 꽉 움켜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이나가키 히데히로

저술과 강연으로 대중에게 식물의 매력과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본의 대표적인 식물학자다. 1968년 시즈오카현에서 태어나 오카야마대학 대학원 농학 연구과에서 잡초생태학을 전공했으며, 기후대학에서 농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농림수산성, 시즈오카현 농림기술연구소 등을 거쳐 시즈오카대학 대학원 교수로 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이야기》 《풀들의 전략》 《전략가, 잡초》 등이 있다.




옮긴이 : 이정환
경희대학교 경영학과와 인터컬트 일본어학교를 졸업했다. 리아트 통역 과장을 거쳐, 현재 일본어 전문 번역가 및 동양철학, 종교학 연구가, 역학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 《지적자본론》 《신경 쓰지 않는 연습》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 《작은 건축》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며  불가능을 기회로 바꾸는 잡초들  

 

1장 어떤 잡초라도 나름의 생존 방식이 있다: 조용한 생존경쟁의 비밀

예측할 수 없는 변화에도 강인하게 적응하다 — 바랭이 

흔한 길이 아닌 자신의 길을 간다 — 금방동사니 

땅바닥에 쓰러져도 살아남는 묘수가 있다 — 애기땅빈대  

아스팔트 틈새에서도 꽃을 피우다 — 개미자리  

곤충계 최강인 개미를 보디가드로 삼다 — 살갈퀴  

칼럼 / 자세를 낮추는 것은 수비의 기본이다  

 

2장 달콤한 꿀과 아름다운 꽃으로 유인하다: 서로 보탬이 되는 윈윈 전략

이득이 되는 상대만을 선별하다 — 광대나물  

상대의 결점까지 이롭게 활용하다 — 서양 갓  

경쟁이 치열한 순간은 피해 살아남는다 — 민들레  

가진 선택지는 절대 버리지 않는다 — 닭의장풀 

다양성으로 살아남는다 — 둑새풀 

적재적소를 실천하는 게 필요하다 — 고마리  

어두운 밤에 피는 이유가 있다 — 달맞이꽃 

칼럼 /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도 이유는 있다 

 

 

3장 목표를 세우고 끊임없이 도전하다: 불안전한 환경을 이겨내는 발아 전략

역경을 기회로 이용하다 — 질경이  

낯선 땅에서는 조력자를 이용한다 — 제비꽃  

잠시 쉬는 것도 전략이다 — 냉이  

기회가 오면 신속하게 일제히 싹을 틔운다 — 괭이밥 

가장 중요한 것은 싹을 틔우는 시기다 — 도꼬마리  

칼럼 / 솜털이 달린 씨앗의 작은 도전  

 

4장 도태되지 않게 항상 한 걸음 앞서가다: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진화 전략

벼와 가장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남는다 — 강피  

풀베기로 경쟁자가 사라진 곳에서 자라다 — 새포아풀 

장소를 이동해 습지의 패자가 되다 — 갈대  

단순한 형태에 진화의 흔적이 숨겨져 있다 — 억새  

칼럼 /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싱싱하게 자라다 

 

5장 환경이 달라져도 유연하게 적응하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대응 전략

환경에 맞추어 자유자재로 변화한다 — 개망초  

단순하고 낡은 시스템이지만 강하다 — 쇠뜨기  

혼자만의 승리는 오래가지 않는다 — 양미역취  

기생해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 새삼  

필요 없는 개성은 만들지 않는다 — 뽀리뱅이  

 

마치고 나서  잡초의 수만큼 생존 전략도 자유롭고 극적이다 


+- 더보기

책 속으로

이것은 식물 전체에 해당하는 이야기이지만 예측 불가능한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이 우수한 잡초 역시 각각의 강인함을 갖추고 있다. 경작을 당하거나 잘려도 살아남아 증식하는 바랭이는 잡초 중에서도 변화를 이겨내는 강인함이 매우 뛰어나다. 밟힘을 이겨내는 왕바랭이는 견뎌내는 강인함이 뛰어나다. 또 잡초가 사는 환경 중에서도 스트레스가 적거나 변화가 적은 장소에서는 경쟁에서 이기는 강인함이 중요하다. 잡초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환경에 따라 다양한 종류들이 보인다. 잡초는 어디에서나 산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사실은 각각의 강인함을 발휘할 수 있는 장소에서 살고 있다. _ 본문 19쪽 중에서

 

잡초는 ‘밟혀도 밟혀도 다시 일어난다’는 이미지가 있다. 그런 이미지 때문에 “잡초 같은 정신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잡초처럼 끈질기게 버텨야 한다.”라고 말하며 ‘노력’을 강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잡초의 실제 모습은 다르다. 사실 잡초도 밟히면 일어날 수 없다. 한 번 정도는 모르지만 몇 번을 계속해서 밟히면 일어날 수 없다. 밟히면 일어나지 못하는 것이 잡초의 진짜 모습이다. 이 모습에 어쩌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이래서야 잡초의 정신을 내세우기도 민망하다. 하지만 사실 이것이야말로 잡초의 강인함이다. _ 본문 25쪽 중에서

 

사람들은 대개 개미를 하찮은 존재로 보지만 사실 개미는 곤충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개미들이 집단으로 공격하면 어떤 곤충도 당해낼 수 없다. 그런 개미가 먹이 저장소로 접근하는 곤충들을 닥치는 대로 쫓아내 결과적으로 살갈퀴 근처에는 해충이 존재하지 못하는 것이다. 살갈퀴는 달콤한 꿀을 미끼로 해서 개미를 보디가드로 고용한 셈이다. _ 본문 39쪽 중에서

 

광대나물의 꽃은 옆으로 피어 위쪽 꽃잎이 꽃을 숨기듯 가리고 있다. 그리고 아래쪽 꽃잎에는 둥근 무늬가 그려져 있다. 이 무늬가 테스트다 이 무늬는 “여기로 오세요.”라는 사인이다. 이쪽으로 가면 벌은 옆을 향해 피어 있는 꽃 속까지 들어갈 수 있다. 이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파리나 등에는 광대나물의 꽃 위쪽에 앉는다. 그리고 꽃의 입구를 찾다가 결국 포기하고 떠나버린다. ‘옆을 향해 핀다’는 것 하나만으로 다른 곤충을 배제하는 것이다. _ 본문 53쪽 중에서

 

질경이는 사람에게 밟히기 쉬운 장소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질경이의 씨앗은 비가 내려 물에 젖으면 점액질을 내어 바닥에 달라붙는다. 그리고 사람이 그 위를 지나면 씨앗이 신발 바닥으로 옮겨 달라붙는다. 민들레의 씨앗이 바람에 운반되듯이, 질경이의 씨앗은 사람을 이용해서 이동한다. 신발에 달라붙은 씨앗이 이동하다 떨어지는 장소 역시 사람에게 밟히기 쉬운 장소다. 이런 식으로 질경이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을 따라 분포한다. _ 본문 103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