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빛깔의 위안

서영은 지음

발행
2005년 01월 15일
쪽수
280 쪽
정가
9,800원
전자책
ISBN
978-89-88344-97-9
판형
152   x  223 mm

책 소개

존재의 시원을 향한 치열한 삶의 일기 

“우리는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가?” 그리고 “이 생에서 깨달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하는 이 심각한 질문은 그녀의 지독한 취미이자 필생의 직업이다. 존재의 시원에 대한 그녀의 그리움은 먼 곳을 응시하기 시작한 사춘기 시절부터 시작된다.
이 지독한 질문을 평생 붙들고 늘어진 그녀는 작금에 이르러 무엇인가를 관통하는 지점에 이른 것 같다. 그래서 그녀가 전화통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과 소나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그다지 다르지 않다.
기구와 생명체! 그녀는 기이(?)하게도 기구와 생명체의 본질에서 무언가를 관통하는 어떤 지점을 발견하곤 한다. 그것은 그녀가 치열한 구도적 문학세계를 거치며 얻은 지점인데 그곳에서 기구와 생명체 그리고 그 어떤 대상과도 관통하는 지점이 느껴진다. 그녀는 그 눈을 얻기 위해 자신을 바닥까지 내치기도 했고, 혹은 삶에 의해 내쳐진 결과로서 그 눈을 획득했다.
그녀의 산문에 자전적이란 말이 당연히 붙게 되는 이유는 시작부터 존재의 시원을 붙잡고 평생을 몰입한 데에 있다. 자신을 질료로 인생이란 그릇에 담고 일관된 화두를 붙잡고 늘어졌다. 그것이 그녀에게 전화통이나 소나무가 하나로 이어지는 어느 지점에 이르게 했다.
그럼 그녀는 삶에 통달하였는가? 아니다. 그녀가 발견한 지점은 “인간의 영역과 절대자의 영역에 대한 인식”이다. 진리는 너무도 간단한 것이어서 “서로 사랑하라”거나 “나가 아니고 우리”라거나 하는 그런 상태인 것이다. 그녀는 그 진리를 전화통에도 집어넣고 소나무에도 집어넣는다. 용도나 역할, 마음가짐의 상태에 따라 대상이 모두 변화될 수 있으며,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이번에 출간되는 《일곱 빛깔의 위안》은 상처투성이의 삶에서 잘게 부수어져 길어올려진 빛깔들이다. 이름 모르는 들꽃에서 우주의 신비를 경험하듯이, 작고 사소한 일상이 창조의 신비로 들어올려지는 중후한 울림이 있는 산문집이다.


1968년 《사상계》로 데뷔한 이후 40여 년의 짧지 않은 시간을 삶의 근본적인 질문에 천착하고 있는 작가 서영은 


《한 남자를 사랑했네》 이후 그녀의 11년 만의 신작 산문집인 《일곱 빛깔의 위안》은 성장기뿐만 아니라 문학에 입문하게 된 과정, 김동리와의 운명적인 만남과 결혼으로 인한 삶의 소용돌이,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화두 등을 일곱 빛깔로 나누어 펼쳐보임으로써 작가의 문학적 세계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또한 평생을 걸고 천착해온 삶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담대한 행간 속에서 엿볼 수 있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서영은
작가 서영은은 1943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1968년 《사상계》에 단편 <교(橋)>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한 이후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삶의 근본적인 질문에 천착하고 있다.
1983년 단편 <먼 그대>로 이상문학상을, 1990년 <사다리가 놓인 창>으로 연암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창작집 《사막을 건너는 법》 《길에서 바닷가로》 《사다리가 놓인 창》, 장편소설 《꿈길에서 꿈길로》 《그녀의 여자》, 산문집 《내 마음의 빈들에서》 《내 사랑이 너를 붙잡지 못해도》 등이 있다.

목차

그린 - 기다림
새 출발 혹은 그리움으 시작 | 눈부신 젊음, 너는 어디에… | 사랑…. 치유되지 않는 아픔 | 첫눈을 기다리며

레드 - 꿈
그네 | 포도주 | 콜라 | 녹음기

블루 - 갈망
보길도를 꿈꾸며 | 일상의 니힐 | 섬광, 그리고 재… | 충만한 적막함 | 향수, 침묵의 말들

핑크 - 동경
산당화 이야기 | 패랭이꽃 | 중년의 외출 | 점심시간 | 사막, 길, 덧없음 | 꿈, 그러나 꿈이 아닌

옐로우 - 믿음
쌀독 이야기 | 모퉁이의 주춧돌이 된 버린 돌 | 결실 | 말해지지 않은 기다림 | 고부의 아름다운 인연

퍼플 - 삶
섬기는 자로서 살다 | 어머니의 노래 | 영원을 산 사람 | 묵상 선생님 | 그대,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오! 수정 | 만년 문학청년 李 모씨

블랙 - 문학
안간힘의 연대기 | 절대를 찾아가는 순례 | 자화상 - '나'라는 미궁 | 무엇이 작가의 글쓰기를 막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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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일곱 빛깔의 위안》은 일곱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5편 내외의 글들로 묶여 있다.

첫 번째
그린 ― 기다림

“만약 악마와 결탁할 수만 있다면 나는 내 삶이 가장 아름다웠던 때로 되돌아가고 싶다. 그때 이후의 삶을 다 반납하더라도.” ―<눈부신 젊음, 너는 어디에…> 중에서

두 번째
레드 ― 꿈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무익해지고 오직 홀로 하늘 아래 서 있을 때, 자기 안에서 눈물처럼 고여 오르는 음성, 이제야 너는 나를 따를 준비가 되었구나. 너의 육신의 삶이 바로 너의 십자가이다.” ―<녹음기> 중에서

세 번째
블루 ― 갈망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는 꽃을 보아도 마음에 담기지 않고, 어떤 아름다운 선율이 들려와도 귀에 들리지 않는다. 꽃을 보면서도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 세상 그 무엇이 우리에게 기쁨을 주겠는가. 삶의 비밀은 사는 방법에 있다.” ―<보길도를 꿈꾸며> 중에서

네 번째
핑크 ― 동경 

  “무자비한 햇빛 아래 하얗게 타고 있는 바빌론의 폐허에 서면, 그 적멸의 정적 깊숙한 곳으로부터 솟구쳐 올라와, 지상의 모든 왕국들을 향해 준엄하게 던지는 영원한 물음을 접하게 된다. 어느 누가 그 서 있던 곳을 알겠소?” ―<사막, 길, 덧없음> 중에서

다섯 번째
옐로우 ― 믿음

   “인생의 밭은 수확기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열매를 내놓지 않는다. 오히려 한 개체의 죽음, 부패, 산화를 요구한다. 그러나 그 죽음은 덧없음이 아니라 변용을 거쳐 온전한 전체성 속으로 녹아드는 것을 의미한다.” ―<결실> 중에서

여섯 번째
퍼플 ― 삶 

  “인간의 모든 문제는 삶의 문제이다. 삶이란 항상 과정이며 진행 중의 거대한 시간이다. 과정으로서의 삶에서는 절대악도 절대선도 없다. 오늘의 악은 시간의 변전 속에서 내일의 선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오! 수정> 중에서

일곱 번째
블랙 ― 문학 

  “새들에게 진정한 둥지는, 무수한 비상의 흔적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말갛게 푸르르기만한 하늘인 것처럼, 작가에겐 자신의 가슴만이 그의 무수한 비상을 예비하는 하늘인 것이다.” ―<무엇이 작가의 글쓰기를 막으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