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 511(개정판)

라로슈푸코 지음 | 강주헌 옮김

발행
2016년 06월 15일
쪽수
254 쪽
정가
12,000원
전자책
ISBN
979-11-86688-48-9
판형
115   x  184 mm

책 소개

​현대인의 심성을 꿰뚫는 프랑스 모랄리스트의 유쾌한 풍자와 독설  숨어있는 고전의 발굴!  

라로슈푸코의 잠언과 성찰이 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 511로 새롭게 태어나다

우리는 아직도 파스칼의 《팡세》나 유대인의 지혜와 가르침을 기록한 《탈무드》 등의 고전을 읽으며 인생을 바르고 지혜롭게 살아가는 길잡이로 활용한다. 그러나 독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고전은 몇몇 작품에 한정되어 있고, 오래 전 번역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숨어있는 주옥같은 고전들을 발굴하고 새롭게 번역하는 작업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독자들이 좋은 작품을 접할 기회가 줄어든 게 사실이다.   이에 나무생각에서는 숨어있는 고전을 찾아내어 인간과 삶을 지혜롭게 바라보는 안목과 깊은 사색의 여유를 독자들에게 나누어 주려는 취지에서, 그 첫 번째로 1946년 에디시옹 마르끼에서 출간된 라로슈푸코의 잠언과 성찰을 새롭게 번역한 《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 511》을 출간하게 되었다. 라로슈푸코의 잠언과 성찰을 이미 알고 있는 독자들은 매끄럽게 새로 번역된 책을 다시 읽을 수 있고, 이 책을 처음 접하는 젊은 독자들에게는 주옥같은 고전을 소개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프랑스 문학은 인간에 관한 연속강연이며 인간학의 교정이다

 

프랑스 문학은 인간에 관한 연속강연이며 인간학의 교정이다. - 쿠르티우스라로슈푸코의 잠언과 성찰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다. - 볼테르

 

17세기 프랑스 문학은 르네상스 이래 갖가지 기원의 언어와 어법을 끌어들여 잡동사니가 된 프랑스어의 순화에 앞장섰다. 그래서 간결하고 명석한 고전적 문체를 마련함으로써 고전파 걸작들을 낳았다.  리슐리외에 의해 1634년에 창설된 아카데미와 살롱 중심의 사교계도 언어순화에 큰 구실을 하였다. 살롱들은 말씨와 예절과 취미를 세련화시켜 우아와 중용, 양식을 존중하는 사교정신을 길러냈고, 조화와 질서를 으뜸으로 삼는 고전주의 정신의 온상이 되었다.  1661년 루이 14세의 절대왕정 확립과 더불어 고전주의는 개화기를 맞게 되는데, 근대적 이성과 고대예술이 손잡으면서 '인간성 탐구'를 위한 형식 완비의 문학이 무르익어 파스칼, 몰리에르, 라신, 라퐁텐 등의 수많은 걸작들이 프랑스 문학사를 눈부시게 장식하게 된다. 한편, 살롱 중심의 사교계에서도 몇몇 뛰어난 업적을 남겼는데, 라로슈푸코의 《잠언과 성찰》, 레스의 《회상록》, 라파예트 부인의 《클레브 공작 부인》은 고전주의의 빛나는 자리를 차지하였다.

 

라로슈푸코가 잠언과 성찰》을 집필하게 된 배경

"17세기에 프랑스의 한 모랄리스트가 있었다. 프랑수아 드 라로슈푸코. 귀족가문의 아들로 태어난 까닭에 장밋빛 장래가 보장되었지만 정치적 음모에 휘말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야 했다. 그리고 40대 후반에 정치계에 염증을 느끼고, 어쩌면 정치적 야심을 버리고 은퇴한다. 그후 인간의 심성에 대한 사색과 성찰로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이 《잠언과 성찰》이다." -역자 후기 중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어떤 존재일까? 

"우리의 미덕은 대개의 경우 위장된 악덕에 불과하다" 

시간과 공간, 인종과 국경을 초월하여 인간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통적인 분모에는 무엇이 있을까?우리는 종종 이익을 위하여 행해지는 것을 미덕이란 이름으로 위장하여 악덕을 자행하고 있다.인간 심리 내면에는 믿을 수 없는 인심의 허실이 있다. 라로슈푸코는 연애와 야심이 판치는 궁정에서 지냈고 수많은 전쟁과 정치적 음모를 겪으면서 자신의 체험을 우리에게 남겨 놓았다.  신랄하고 염세적이며 모든 위선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 511》을 통해 "우리는 진정으로 어떤 존재일까?"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다. "정치가들은 사람의 눈을 현혹시키는 원대하고 혁혁한 공적을 위대한 계획의 산물처럼 꾸미지만 실제로는 성격과 열정이 빚어낸 결과일 뿐이다."라는 잠언 중의 하나만 살펴보더라도 알 수 있다.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정치와 전쟁 등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운 온갖 행위들이 과연 진정한 미덕을 목적으로 한 것일까? 대개의 경우 미덕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악덕에 지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라로슈푸코는 모랄리스트로서 인간을 반성함에 있어서 개념적 사유를 따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있을 수 있는 인간을 그렸다. 일상생활의 경험을 단편적으로 기술하고 이에 대한 처세훈을 기록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성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보편적인 인간상을 그렸다.  지금 읽어도 섬뜩하도록 놀라거나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문장들이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진면목을 드러내 준다. 우리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 511》을 읽으며 자신의 감추어진 심성을 깨닫고 무릎을 치며 놀라게 될 것이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라로슈푸코
1613년 파리 출생. 청장년기를 음모와 야심이 판치는 전장과 궁정에서 보내며 파란만장한 반생을 보냈다. 정치계에 염증을 느끼고 40대 후반부터는 살롱을 출입하며 라파예트 부인, 셰비녜 부인 등과 우정을 나누었고 사색과 저술 활동을 하며 만년을 보냈다.
인간 심성에 대한 사색과 성찰로 1665년 《잠언과 성찰》을 집필하였고 생전에 5판까지 거듭했는데, 신랄하고 염세적인 시선으로 인간 심리와 미묘한 심층을 날카롭게 파헤쳤다. 그는 '가장 흔히', '거의 언제나', '때로는', '보통', '일반적으로', '대개'라는 부사어들을 끊임없이 사용하며 결코 절대적인 것으로 강요하지 않고, 사람들 모두가 하잘것없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인간성 탐구자로서 모랄리스트인 라로슈푸코는 1680년 67세로 생을 마감하였다.

옮긴이 : 강주헌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브장송대학교에서 수학한 후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건국대학교 등에서 언어학을 강의했으며, 2003년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권력에 맞선 이성》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 등 노엄 촘스키의 저서들과 《유럽사 산책》 《문명의 붕괴》 《월든》 《습관의 힘》 《어제까지의 세계》 《12가지 인생의 법칙》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 등이 있다.


목차

잠언편1∼504

 

성찰편

1. 취향에 대하여

2. 교제에 대하여

3. 외관과 태도에 대하여

4. 대화에 대하여

5. 거짓에 대하여

6. 사랑과 바다에 대하여

7. 질투의 불확실성에 대하여

8. 사랑과 삶에 대하여

9. 은퇴에 대하여역자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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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지혜로운 노인은 남은 시간을 개인적 구원의 시간으로 활용한다. 이 땅에서 아주 짧은 시간만이 남아 있기 때문에 더 나은 세계에 들어가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지혜롭지 못한 노인은 비참한 신세를 한탄할 뿐이다. 노쇠해진 몸을 핑계 삼아 조금이라도 휴식이 허락되면 그것을 행복으로 여긴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기력을 잃었지만 그래도 그들보다는 지혜로운 본능 덕분에 무엇인가를 원하는 욕망의 고통에서 벗어난다. 결국 그들은 세상을 잊고, 세상도 그들을 잊는다. 은퇴와 더불어 허영심까지 줄어든다. 권태와 불확실과 무력감으로, 때로는 신앙심으로, 때로는 이성의 힘으로,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습관의 관성으로 그들은 따분하고 지루한 삶의 무게를 지탱해 나간다. _본문 248쪽에서

 

사물을 정확히 관찰하기 위해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하듯이 교제에서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고유한 관점을 갖고 있고, 다른 사람도 그런 관점에서 자신을 보아 주길 원한다. 우리가 지나치게 가까이에서 관찰되는 것을 원치 않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어떤 경우도 당신의 진실된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_본문 222~223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