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게 나이 드는 기쁨

마스노 슌묘 지음 | 이정환 옮김

발행
2024년 03월 15일
쪽수
220 쪽
정가
16,800원
전자책
13,440원
ISBN
979-11-6218-285-7
판형
135   x  195 mm

책 소개

나이 드는 것도 이제는 설계가 필요하다.

바쁘게 달려온 인생, 이제는 숨을 고르고

나 자신에게 무엇이 더 필요한지 돌아보자.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할 것,

불필요한 것을 줄이는 연습을 할 것,

소식으로 몸을 가볍게 할 것,

곧고 바른 자세를 유지할 것,

열심히 살아온 인생을 칭찬할 것,

그리고 늙음과 싸우지 않을 것!


몸과 마음, 생활 전반에서 복잡함을 덜어내고

심플하게, 홀가분하게 살아가는 즐거움을 배운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마스노 슌묘의 노년 설계:

복잡함을 덜어내면 편안함이 바로 뒤따라온다


2022년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82.7세라고 한다. 2000년에는 76.0세였으니, 그사이 6.7세가 늘었다. 90세, 100세 장수 노인들도 이제는 드물지 않다. 환갑잔치는 옛말이고, 70세 고희도 지낼지 말지 고민이 된다. 60세쯤 되면 보다 홀가분하고 편안한 노년으로 들어설 거라 생각했는데, 남은 시간만큼 여전히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것이 요즘의 젊은 노인들(?)이리라. 흥미로운 건, 둘 중 한 사람은 다 버리고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고 한다. 가족에, 일에 치이며 숨 가쁘게 살아왔는데, 나이 들고 보니 도리어 자존감은 바닥이고, 여전히 이것저것 다 끌어안고 사는 자신의 모습에 우울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나이 드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지배적인 이유다.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선(禪)의 정원 디자이너로 유명한 마스노 슌묘는 ‘아무것도 없는 정원’을 디자인하기 위해 고심한다. 정원 디자인을 의뢰받았을 때 늘 염두에 두는 것은 더 이상 버릴 것이 없는 단계까지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의뢰자로 하여금 ‘아무것도 없는 데에서 느끼는 평온함’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 선의 정원이 지향하는 목표다.

복잡함을 덜어내면 편안함이 뒤따른다. 주변 시선을 개의치 않고, 단조로운 가운데 여유가 생긴다. 또한 복잡함을 덜어내면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것이 보인다. 새로운 내가 보이고, 새로운 사람, 새로운 즐거움이 뒤따른다. 생활에서도 마음에서도 불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줄이고 각자 간소하면서도 편안하고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노년을 구상해 보자. 심플하게 나이 든다는 것은 세상의 분주함에서 한 걸음 물러나서 현재의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데서 출발한다. 

 

 

 

100세 시대, 더 이상 불안하지 않은 ‘노전 정리’


인생 50, 60까지 부지런히 달려왔어도 여전히 부양해야 하는 가족들이 있고,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로 편안함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계속 끌려 다니다가 ‘아뿔싸, 늦었구나!’ 할 때가 온다. 마스노 슌묘는 이 모든 게 단숨에 정리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우선 10%씩만 정리해 보자고 한다. 옷장 속에 열 개의 가방이 들어 있다면 그중 한 개씩 버리거나 정리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처음에는 10%를 덜어냈지만 나중에는 꼭 필요한 것만 남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단조로움 속에서 느긋하게 웃는 것이야말로 누구나가 바라는 노년이 아닐까.  

옷장을 조금씩 정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스노 슌묘는 죽기 전에 하는 생전 정리가 아니라 노인이 되기 전에 ‘노전’ 정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체의 쇠약함을 느끼기 시작한 이후에 “이제 생전 정리를 해야겠다.”라고 하면 만족스럽게 정리하기는 어렵다. 늙기 전에, 몸을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을 때 차근차근 정리를 해야 제대로 할 수 있다. 물론 그게 물건이 될 수도 있고, 마음 가는 사람일 수도 있고, 놓지 못하는 미련이나 집착일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은 건강을 위해서도 노전 정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60세가 넘어서 ‘이제 운동을 시작해보자’ ‘건강을 챙겨보자’ 하면 늦다고 한다. 운동도 습관이 들어야 60대, 70대가 되어서도 꾸준히 할 수 있고, 수영을 하거나 자전거를 탄다고 하더라도 하루라도 일찍 배워 두어야 노년에 가서도 다치지 않고 운동으로 할 수 있다. 

슬슬 노후 자금도 걱정되고 건강도 걱정될 나이라면, 당신의 일상을 꽉 채우고 있는 것들을 덜어내고, 채우기보다는 비움으로 새로운 즐거움들을 찾아가길 바란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마스노 슌묘
1953년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났으며 조동종 대본산 소지사에서 수행했다. 겐코지 주지 스님이며, 정원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선(禪) 사상과 일본의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한 ‘선의 정원’ 창작 활동으로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정원 디자이너로서는 최초로 일본 문화청이 매년 수여하는 예술선장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도 일본 외무대신 표창, 캐나다 총독 훈장, 독일 공로 훈장,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주요 디자인 작품으로는 일본 도쿄의 ‘캐나다 대사관 정원’, 세룰리언타워 도큐호텔의 ‘일본 정원’ 등이 있고, 저서로는 《살짝 떨어져 사는 연습》 《불필요한 것과 헤어지기》 《일상을 심플하게》 《심플한 생활의 권유》 등이 있다.


옮긴이 : 이정환
경희대학교 경영학과와 인터컬트 일본어학교를 졸업했다. 리아트 통역 과장을 거쳐, 현재 일본어 전문 번역가 및 동양철학, 종교학 연구가, 역학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 《지적자본론》 《신경 쓰지 않는 연습》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 《작은 건축》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며

 

1장 나이 들면서 새롭게 알게 된 즐거움

행동에 나타나는 아름다움과 기품  

몸가짐에 신경을 쓴다 

생활 속에 약간의 불편함을 만든다 

꼭 필요한 것만 남기는 노전 정리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는 연습 

계절의 변화를 즐긴다 

새로운 자신을 만난다 

간소하게 살아가는 비결 

‘갈 곳’과 ‘할 일’로 인생을 꾸민다

최종 학력을 만든다 

기분 좋게 살아가기 위한 습관을 갖춘다 

새로운 만남을 만들어 인생을 심화시킨다 

노후 자금은 있어도 불안하고 없어도 불안하다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오늘을 즐기기 위해 

당신의 보물은 무엇인가


2장 나이 들어 더 이해되는 인간관계의 행복

늙음과 싸우지 않는다 

인간관계를 정리한다 

편지를 쓰며 오감을 깨운다 

매일 가는 시장에서도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돌아본다 

먼저 ‘나부터’ 베푼다 

대접을 하며 활력을 되찾는다 

불평불만을 내뱉고 싶을 때 

편안한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해 중요한 것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다

거절하는 용기를 가진다 

혼자 여행을 떠나본다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만난다 

젊은 사람들을 존중한다

 

3장 건강하고 편안하게 살기 위한 지혜

일찍 일어나 태양을 즐긴다 

소식을 하도록 신경을 쓴다 

의사의 말보다 신체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노쇠를 극복한다 

잠들 수 없는 밤에는 좌선을 한다

곧고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자주 웃어서 건강 수명을 늘린다 

호흡에 의식을 집중한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인다 

인생을 마무리하는 방법을 생각한다 

일상에 제약을 둔다

 

4장 소박함 속에서 다시 배우는 풍요로움

마지막에 남기고 싶은 것 

열심히 살아온 인생을 칭찬한다 

매일의 작은 행복을 소중하게 여긴다 

손을 잡고 함께 간다 

노년의 배움이 삶의 버팀목이 된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는다 

‘애매함’이라는 지혜를 가진다 

몰두할 수 있는 대상을 찾는다 

생명에 관하여 생각한다 

당신의 말을 남긴다 

이 순간에 다시 감사할 것

 

마치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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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나이를 먹으면 할 수 없게 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신체는 근력이 쇠약해지고 정신적으로도 집중력이 떨어진다. 젊은 시절에는 간단히 할 수 있었던 일들이지만 나이를 먹으면 그게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포기한다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포기한다’는 것은 ‘명확하게 판별할 줄 안다’는 것이다.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명확하게 판별하는 것! 나이를 먹어서 할 수 없게 된 것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이제 포기하자.’, ‘이것까지는 아직 할 수 있으니까 시도해보자.’라는 식으로 현재 자신의 능력을 판별하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새롭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보인다. 

-본문 ‘새로운 자신을 만난다’ 중에서

 

나이를 먹으면 ‘갈 곳’과 ‘할 일’이 필요하다. ‘갈 곳’은 ‘오늘 갈 곳’이다. ‘할 일’은 ‘오늘 할 일’이다. 오늘 갈 장소와 오늘 할 일을 만드는 것이 노년기의 생활을 아름답게 꾸며줄 것이다. 오늘 갈 곳을 스스로 만들어보자. “외출은 병원에 갈 때뿐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소극적인 생각은 버리고 매일의 산책을 일과로 삼아보면 어떨까. 나아가 어차피 산책을 할 바에는 혼자가 아니라 동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함께 걷는다면 한층 더 즐거울 것이다. 

-본문 ‘갈 곳’과 ‘할 일’로 인생을 꾸민다’ 중에서

 

지인을 집으로 초대하는 습관은 S씨에게 재미있는 변화를 안겨주었다. 그중 하나가 복장에 신경을 쓰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는 양말이 약간 낡았어도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혹시라도 갑자기 지인을 집으로 초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자 단정한 차림을 갖추게 되었다. 나아가 집 안도 몰라볼 정도로 깨끗해졌다. 정성을 들여 청소하게 되었고 차를 내놓는 식탁은 늘 깨끗하게 정돈하게 되었다. 누군가를 집으로 초대하는 것은 일상에 활력을 준다. 식사 준비를 할 때에도 ‘다음에 지인들을 초대하면 이런 요리를 해줄까?’ 하는 식으로 생각하고, 제과점 등에서 맛있는 과자를 발견하면 자연스럽게 지인들의 얼굴을 떠올릴 것이다. 

-본문 ‘대접을 하며 활력을 되찾는다’ 중에서

 

60세를 넘으면 소식을 하기를 권한다. 나도 항상 소식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때로 과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시간이 부족해 서둘러 식사를 할 때다. 분명히 내게는 많은 양이라고 생각하는데도 서둘러 먹다 보면 그 많은 양을 다 먹게 된다. 식생활을 조절하는 것은 의사도 가족도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과식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가능하면 천천히 시간을 들여 식사를 해야 한다. 나는 한 입 먹을 때마다 수저를 내려놓도록 신경 쓰고 있다. 입으로 들어간 음식물을 충분히 씹어서 삼킨다. 그리고 삼킨 이후에 다시 수저를 들고 음식을 입으로 가져간다. 

-본문 ‘소식을 하도록 신경을 쓴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