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예뻐지는 수필(연보라)

곽재구 외 지음

발행
2003년 01월 14일
쪽수
152 쪽
정가
7,000원
전자책
ISBN
978-89-88344-57-6
ISBN SET
978-89-88344-55-2
판형
134   x  197 mm

책 소개

≪마음이 예뻐지는 시≫에 이은 ≪마음이 예뻐지는 수필≫ 출간!

2001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마음이 예뻐지는 시≫에 이어 ≪마음이 예뻐지는 수필≫이 출간되었다. ≪마음이 예뻐지는 시≫는 SBS 파워 FM <정지영의 스위트 뮤직박스> DJ 정지영 아나운서가 엮은 커플책으로, 청취자가 뽑은 60여 편의 시에 정지영 아나운서가 짧은 단상을 덧붙인 모음 시집이다. 아름다운 시와 수필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며, 아무리 이 세상이 각박하다 할지라도 결국 세상을 구원하는 것은 사랑의 힘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이번에는 마음이 예뻐지는 수필들을 모아 커플책으로 엮었다. 작고 사소한 것에 대한 애정과 아름다움, 따뜻함을 전해 주는 우리 삶에 가장 가까이 닿아 있는 문학은 단연 '수필'이다. 그렇지만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 환타지의 세계로 무장한 소설들 또는 직접적인 생활과 연관된 실용서들에 비해 수필은 그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이에 다섯 번째 '커플책'으로 읽으면 마음이 환해지고 따뜻해지는 ≪마음이 예뻐지는 수필≫을 출간하여 사랑하는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하였다. ≪마음이 예뻐지는 수필≫은 예쁜 파스텔 색상의 연노랑·연보라 표지에 읽으면 마음이 예뻐지는 수필과 글에 잘 어울리는 따뜻한 일러스트를 삽입하여 글과 그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음이 예뻐지는 수필≫은 국내외 주옥같은 수필들과 신작 수필들을 포함해 모두 2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함민복, 곽재구, 장석남, 신대철, 김재진, 황인숙, 김용택의 국내 신작 수필 7편과 국내에서 이미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정채봉, 최윤, 서영은, 안도현, 김미라, 양귀자, 원재훈, 이향아, 오정희, 유안진, 최인호, 이해인의 수필 12편, 그리고 주자청(허세욱 역), 유종원(손광성 역), 마르셀 프루스트(김병욱 역), 조지 기싱(이창배 역)의 국외 유명 수필 4편을 실었다. 수필을 읽다 보면 유독 가족이나 사람 사이의 정과 관련된 글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따뜻하고 훈훈한 삶은 '사람 사는 이야기'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음이 예뻐지는 수필≫은 힘들고 지쳐서 가슴 시린 사람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작은 선물과 삶의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나무생각 커플책(couple book) 시리즈 

'커플책'은 점점 독서할 기회를 빼앗기고 있는 청소년과 일반인들이 좀더 쉽게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출판 형태의 모양과 질을 달리해 독자들에게 다가간 기획상품이다. 좋은 글들을 한데 엮어 같은 내용을 색을 달리하여 두 권으로 묶은 책으로 친구나 연인 등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어 가질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커플책'은 특허청 상표등록을 마친, 도서출판 나무생각만의 독특한 기획상품으로 '선물하는 책'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마음이 예뻐지는 수필≫은 사랑하는 이와 한 권씩 나누어 가질 수 있도록 동일한 내용의 책을 연노랑, 연보라 두 가지 색으로 구성하였다. 이숙영의 ≪그대가 어느새 내 안에 앉았습니다≫(빨강·파랑)와 ≪평생을 건 그리움≫(빨강·하양), 정지영의 내가 사랑하는 시 ≪마음이 예뻐지는 시≫(핑크·블루), 용혜원의 ≪내 마음에 머무는 사람≫(옐로우·퍼플)에 이어 ≪마음이 예뻐지는 수필≫(연노랑·연보라)은 도서출판 나무생각의 다섯 번째 커플책이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곽재구 외


목차

별 하나의 위안-정채봉

가족사진-함민복

소풍, 두 알의 감자가 있는-곽재구

뒷모습-주자청, 허세욱

주소유감-장석남

가장 삶의 모습에 가까운 하루-최윤

진홍색 입술 연지-서영은

일 포스티노-안도현

내 삶의 출구-김미라

그를 보면 마음이 환해진다-신대철

어머니-김재진

나무 심는 사람 곽탁타 이야기-유종원, 손광성

바다-마르셀 푸르스트-김병욱

세상에, 이런일이!-황인숙

분노의 눈물-조지 기싱, 이창배

왼쪽여자-양귀자

그대는 지금 누구의 손을 잡고 있는가-원재훈

내가 좋아하는 것들-김용택

j는 누구인가-이향아

내 마음의 고향-오정희

큰 정(情)보다 잔정이-유안진

내일의 집-최인호

고독을 위한 의자-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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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나는 논두렁을 지나고 제방 밑 작은 방죽 앞에 선다.얼음이 녹았다. 얼음 위에 내린 하얀 눈. 그 솔은 눈 위에 막대기 글씨로 내가 써 놓았던 시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저 물 속에 내가 쓴 시들이 녹아 있다니.조정권의 "너 뿌리 어디다 뒀냐"라는 <얼음꽃>이란 한 구절로 된 시와 "자식새끼들 입 속으로 밥숟가락 들어간다 저기가 극락이다"란 고은의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단시와 "도끼로 찍고 향기에 놀라다 겨울 나무숲"이란 일본 시 하이쿠 한 편과, 그 외 여러 편의 시들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아, 물로 살아난 시들이여, 메기와 미꾸라지와 붕어들이 먹었을 시들이여! 시가 물이 될 수 있다니.시가 물이 된 방죽에 갈대들이 얼굴을 디밀고 있다. 아마 가족 사진을 찍나 보다. 한 생을 마감하며 모여 모여 물에 찍힌 가족 사진을 들여다보나 보다. 물 한가운데에서도 때가 되면 몸 말릴 수 있는 갈대여!- 본문 17쪽 함민복 <가족 사진> 중에서

 

나는 세 번째의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립니다.따스한 온기, 부드러운 감촉, 빛나는 창을 지닌 존재들만이 의미 있는 삶이라고 강요했던 시간들이 내게 있었습니다. 또 하나의 종이비행기가 바람 속으로 떠오릅니다.두 그루의 소나무를 넘지 못하고 비행기는 지상으로 떨어집니다. 꿈도 덩어리가 진다면 욕망에 못지않는 무게를 지닌다는 것을 왜 이제야 깨닫는지요. 어두워집니다.하루 동안 위를 비웠습니다. 아니 이틀인지도 모르겠군요.나는 가방을 열고 그 속에 머문 검정 비닐 봉지 하나를 꺼냅니다. 봉지 속에는 두 개의 삶은 감자가 들어 있습니다. 나는 천천히 감자의 껍질을 벗깁니다. 그리고는 먼 마을의 불빛들을 소금 삼아 한 입, 힘껏 감자의 살을 깨뭅니다.- 본문 25-26쪽 곽재구 <소풍, 두 알의 감자가 있는> 중에서

 

꼭 아름답고 순수한 것에서만 삶의 진실을 발견하는 것은 아니다. 진실은 항상 그것과 반대되는 것과 있을 때 등잔처럼 빛을 낸다. 너무 지나치게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은 왠지 공허하고 기교만 있는 것 같아 오히려 불결하다. 빛이 어둠을 밝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 여자아이는 걸인이라는 우리 사회의 아픔의 손을 잠시 잡았던 것이다. 우리는 우리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 가족들의 손이라도 한번 따뜻하게 잡은 적이 있는가?그날 오랜만에 일찍 집에 들어가 아내의 손을 한번 잡아 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아내의 손과 딸아이의 손을 잡고 조금씩 흔들어 보았다. 내가 당신들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힘들고 지칠 때면 항상 당신들을 떠올린다는 메시지였다.- 본문 105쪽 원재훈 <그대는 지금 누구의 손을 잡고 있는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