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은 10대를 위한 토론 수업

2022년 세종도서(교양) 선정도서

김희균 지음 | 백두리 그림

발행
2022년 04월 18일
쪽수
156 쪽
정가
13,000원
전자책
10,400원
ISBN
979-11-6218-199-7
판형
145   x  205 mm

책 소개

토론은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

보다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다

 

생각의 깊이와 폭을 확장시켜 주는

10대 사회 이슈 찬반 토론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진짜 토론’

 

 

 

 

보다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우리는 토론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먹고살기 바빴던 부모 세대에 비해 지금은 ‘나’ 외의 세상을 바라볼 여유가 생긴 데다, 그사이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책임이 있고, 책임을 져야 할 만큼 잘사는 선진국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부나 일, 가족과 친구 정도가 고민거리였던 과거에 비해 요즘 사람들 앞에 놓인 문제는 훨씬 어렵고 다양합니다. 

연명 치료의 의미가 없는 환자는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가? 범죄자의 인권은 어디까지 인정될까? 동성끼리의 결혼을 법제화할 것인가? 난민을 계속 받아야 할 것인가? 

‘그건 당연히 이렇게 할 수 있지.’ 하며 시원하게 한 가지 답을 낼 수 있는 문제들은 아닙니다. 이런 고민들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납니다. 보다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이 같이 뜻을 모으고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세계 보편적인 가치이기 때문이지요. 함께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충분히 논의하고 협의할 때 더 나은 결론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바로 토론이 필요합니다. 

흔히 토론을 싸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토론의 사전적 뜻은 ‘의견을 말하며 논의함’입니다. 전투적인 태세로 토론 준비를 하거나 이기기 위해 눈을 부릅뜰 필요가 없습니다. 토론은 싸우기는 하지만 이기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보다 돋보이기 위해서도 아니고, 다른 사람을 굴복시키기 위해서는 더더욱 아닙니다. 어떤 주제에 관하여 각자가 자신의 의견을 내놓고, 개중 더 나은 의견을 찾거나 생각을 모아 더 나은 방안을 마련해 가는 것이 토론입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고민할 때 더 좋은 결과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많은 10대를 위한 토론 수업》에서는 안락사, 동성 결혼, 난민, 원격 의료, 범죄자의 신상 공개 등 10가지의 사회 이슈를 다룹니다. 중학교 토론 수업 시간, 또래 친구들이 여러 주제를 가지고 찬성과 반대 입장에서 토론하는 상황을 접하면서 청소년 독자들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 생각의 깊이와 폭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10가지 사회 이슈로 배우는 토론의 의미


10가지 주제에 대한 아이들의 찬반 의견은 팽팽합니다. 

예를 들어 ‘안락사’에 대해서는 ‘사람은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와 ‘아주 위험한 결정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고, ‘난민 문제’는 ‘진짜 난민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과 ‘더 이상 세계 문제에 눈감을 수 없다’는 생각이 팽팽합니다. ‘동성 결혼’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쪽과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과 살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 맞섭니다. 제2외국어 문제에 대해서는 ‘글로벌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의견과 ‘영어로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각각의 이슈에서 정답을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사회도 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니까요. 독자들은 찬성자와 반대자, 양쪽의 주장에 귀 기울이며 보다 나은 사회적 합의를 찾아가는 노력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토론의 자세와 의미를 배울 수 있고, 학교에서 활용하기에도 좋은 청소년용 토론 도서입니다. 청소년들이 상대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자기 의견에서 부족한 점을 발견하고 보완해 나가며, ‘진짜 토론’을 할 줄 아는 ‘현명한 사회인’으로 자라기를 바랍니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김희균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로 유학을 가서 파리8대학 문학부 졸업 후, 같은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인디애나대학교 로스쿨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고, 2002년에 미국 변호사가 되었다. 성신여자대학교 법과대학에서 법학을 가르쳤고, 지금은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형법, 형사소송법, 증거법, 법철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 그동안 쓰고 번역한 책 중에서 청소년 도서《왜 법이 문제일까?》와 《대륙법 전통》등이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고, 지금도 열심히 법과 토론에 대한 책을 쓰고 있다. 



그린이 : 백두리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아무도 지지 않았어》 《까칠한 아이》 《데굴데굴 콩콩콩》 《햇빛초 대나무 숲에 새 글이 올라왔습니다》 《먹고 보니 과학이네?》 《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 등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으며, 《솔직함의 적정선》 《그리고 먹고 살려고요》 등을 쓰고 그렸습니다. 



목차

머리말

 

첫 번째 토론_ 

우리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있을까? _안락사

 

두 번째 토론_ 

난민은 모두 위험할까? _난민

 

세 번째 토론_ 

젠더를 위한 가족은 없을까? _동성 결혼

 

네 번째 토론_ 

개 식용의 문제를 어떻게 풀까? _개 식용

 

다섯 번째 토론_ 

어떤 의료 시스템이 환자를 위한 것일까? _원격 의료

 

여섯 번째 토론_ 

단순히 쉬는 기간일까? 미래 준비를 위한 움츠림일까? _자유 학기제

 

일곱 번째 토론_

 범죄자의 인권은 어디까지 지켜져야 할까? _범죄자 신상 공개

 

여덟 번째 토론_ 

영어 외에 다른 언어를 배울 필요가 있을까? _제2외국어

 

아홉 번째 토론_ 

예술은 누구의 것일까? _AI 화가

 

열 번째 토론_ 

뭐든 빨리하는 게 좋은 걸까? _빨리빨리 문화 

 


+- 더보기

책 속으로

은솔이네는 아픈 할머니가 계셨다. 누가 봐도 오래 사실 분 같지 않았다. 더 끔찍한 것은 오랫동안 주삿바늘을 꽂고 있어 한쪽 팔이 퉁퉁 부어 있었다는 점이다. 할머니는 이따금 신음 소리를 냈다. 그것 말고는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벌써 3년째라고 했다.   -본문 11쪽에서

난민 수용을 찬성하는 수빈이와 반대하는 은솔이가 카트라는 쟁점에서 부딪친 것이 흥미로웠다. 카트는 남아메리카의 코카 잎과 같은 각성 물질이다. 15세기 예멘에 수입돼서 많은 사람들이 씹어 먹거나 물에 타 먹는 기호 식품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예멘에서는 식품이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그것이 마약이라는 사실이다. 난민들과 함께 카트가 들어오기 시작하면 급속도로 퍼질 수 있다. 은솔이는 그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은솔이와 수빈이는 생각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두 사람의 논쟁을 듣고 나서야 아이들은 난민 문제가 아주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본문 31쪽에서

“혼인의 자유가 있잖아? 혼인을 할지 말지, 한다면 누구랑 할지 선택할 자유 말이야.”
은솔이는 수빈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잘 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수빈이는 더 이상 부연 설명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지 바로 결론으로 들어갔다. 
“누구랑 가정을 이루느냐 하는 건 자유라고 생각해. 남자든, 여자든.”   -본문 46쪽에서

“도무지 감당 못 할 정도의 양이 나옵니다. 수백만 마리에 이르는 식용 개가 이를 처리해 주지 않았다면 국토 전체가 음식물 쓰레기에 뒤덮이고 말았을 겁니다.”
재우는 졸린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었다.
‘오잉! 식용 개?’
재우는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얘기였다. 음식물 쓰레기는 돼지한테나 먹이는 줄 알았는데, 그걸 개한테 준다고? 그리고 그런 개가 수백만 마리라고? 우리나라에?   -본문 60쪽에서

꼬맹이들 때문에 쓸데없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서 그렇지, 진료라고 해 봐야 별게 없다. 의사 선생님은 언제부턴가 청진기도 잘 대지 않고 몇 마디 묻기만 하고는 가라고 한다. 처방할 약이 이미 정해져 있기도 하겠지만, 컴퓨터 모니터를 보다가 재우에게 눈길 한 번 주는 게 진료의 전부다. 그래서 병원을 나설 때마다 기분이 찜찜하다. 아예 1년 치 약을 처방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본문 74쪽에서

은솔이는 자유 학년이 아니었으면 아이들과 이렇게 친해지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쉬는 시간만 되면 복도마다 바다표범처럼 널브러져 있던 남자애들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지금은 다 시든 상추처럼 웅크리고 있지만, 그때는 학교 안팎이 들썩들썩했다. 그게 마지막으로 크게 웃은 때였던 것 같기도 하다.    -본문 89쪽에서

“물리적 거세가 아니고 화학적 거세야. 독일 나치 정권에서는 물리적 거세를 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렇게까지는 못 하고, 약물로 충동을 막는 방법을 써.”
재우는 여자애랑 마주 앉아서 ‘거세’ 얘기를 하는 것이 많이 불편했다. 하지만 수빈이는 전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었다. 한쪽에서는 현우가 수빈이의 말에는 아랑곳없이 뭐라도 재미있는 그림이 있는지 자료를 샅샅이 훑고 있었다.   -본문 102쪽에서

“제2외국어라는 말 자체가 문제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영어 말고 다른 나라 말은 전부 제2외국어냐 하는 푸념이지요. 물론 일리 있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외국어를 배운다면 당연히 영어를 제일 먼저 배워야 하니까요. 최소한 그런 현실 자체는 인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문제는 영어 말고 다른 외국어도 더 배울 거냐, 아니면 영어로 충분하냐, 이것이죠. 예전에는 독일어도 배우고, 프랑스어도 배웠습니다. 또 한때는 중국어 열풍이 불기도 했고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꼭 필요하다고 여기는 제2외국어도 계속 변하고 있어요.”   -본문 116쪽에서

독일에서는 AI가 쓴 책도 나왔다. 딥러닝을 통해서 기존에 나와 있는 자료들을 다 섭렵한 다음 말끔히 정리해서 책을 만든다. 사람은 그저 분야만 정해 주면 된다. 가령, ‘리튬 이온 배터리’라는 제목을 줬더니 참고 문헌과 각주까지 달아서 AI가 270쪽짜리 책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가 AI, 베타 라이터(Beta Writer)이다. 
그렇다면 예술은 어떨까? 가령, 사람은 그저 “그림 그리기!”라고 명령만 내리고 AI가 혼자서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 낸다면 그 작품 역시 그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게 바로 오늘 토론 시간의 주제였다.    -본문 130쪽에서

어느 나라 관광지를 가든 우리나라 사람을 상대하는 사람들은 ‘빨리빨리’라고 우리말 흉내를 낸다고 하죠. 자, 그럼 오늘의 주제입니다. 이런 우리의 특성을 고쳐야 할까요? 아니면 굳이 고칠 필요가 없을까요?”   -본문 146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