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의 시대

우리는 왜 냉정해지기를 강요받는가

알렉산더 버트야니 지음 | 김현정 옮김

발행
2019년 11월 28일
쪽수
264 쪽
정가
14,800원
전자책
10,360원
ISBN
979-11-6218-083-9
판형
135   x  205 mm

책 소개

​빅터 프랭클 재단 이사이자 의미치료 전문가

알렉산더 버트야니 교수가 전하는 시대적 책임과 삶의 자세

“무감각한 우리를 다시 깨어나게 하는 것은

삶에 대한 관심과 희망뿐이다.”



가치 상실 시대,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과제

우리는 지금 풍요를 넘어서 잉여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고 평화롭지만, 잉여에 견줄 만큼 세계 곳곳에서 심각한 경고음들이 들려오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사회도 최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우리의 삶의 토대가 되어 왔던 선한 가치들이 붕괴되고 체념과 절망, 이기적 개인주의가 극대화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빅터 프랭클이 말한 ‘실존적 공허’에 빠져 삶 그 자체에서 맛보는 기쁨이 아니라 그것을 대체할 무언가를 찾느라 허덕이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결핍과 무관심 현상이다. 무언가에 열광하고 만족하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일종의 체념이나 둔화라고 할 수 있는 이런 증상은 탁한 색조처럼 우리의 일상으로 스며들어 능동적으로 살려는 의욕을 앗아간다. 물질적 풍요로움이 낳은 실존적 빈곤, 즉 냉담함, 고립감, 좌절감, 그리고 무관심은 지금 우리들의 모습이다!  

‘왜 우리는 풍요로워질수록 결핍을 느끼는가?’ ‘왜 우리는 수많은 가능성을 외면하고 체념과 무관심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가?’ ‘삶에 있어서 정당한 무관심이라는 게 존재할까?’ 빅터 프랭클 재단 이사이자 저명한 정신의학자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현대인들이 처한 이와 같은 아이러니한 상황을 들여다보고, 왜 우리 사회가 이렇게 냉담하게 변해가는지 진단한다. 또한 우리 개개인이 이기적이고 냉담한 사회에서 다시 활력과 용기를 찾고 주도적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탈출 전략을 제시한다. 삶에 있어서 ‘다들 그러니까 나도 어쩔 수 없어.’와 같은 정당한 무관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만들어낸 것들, 만들어내야 하는 것들, 즉 우리의 존재 의미는 무관심이 아니라 삶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책임에 기인한다. 

 

모든 순간이 의미 있으며, 가능성으로 열려 있다

인간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가 인간이라는 이름하에 이 땅에 태어났을 때부터 우리에게 숙명처럼 주어진 사명은 무엇일까? 최근 ‘이기적 삶의 태도’란 주제에 휩쓸려 사람들이 외면하거나 가볍게 여기는 것이 책임, 기여, 희망, 사명이라는 삶의 가치다. 저자는 참여적이고 유의미한 이러한 가치들이야말로 우리의 숙명이며 존재 의미이자 방식이며 실현 가능한 것들임을 강조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무용한 것이라고 치부하고 이 가치들을 삶의 뒤편으로 밀어내면 우리의 삶뿐만 아니라 세상의 많은 가능성들이 사라지고 궁핍함에 시달리게 된다. 우리가 눈길을 주지 않으면 그 무엇도 현실이 될 수 없다. 다시 말해 우리가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들이 바로 우리를 증명해주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빅터 프랭클의 의미치료에 입각해 현시대를 분석하고 대안을 찾고 있는 저자는 우리를 둘러싼 모든 순간이 의미 있으며, 가능성으로 활짝 열려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과 우리가 세상으로 발산하는 것 사이에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선택과 자유의 순간이 존재한다. 빼앗긴 것과 선물받은 것, 기만당한 것과 지지받은 것, 이 모든 것은 경험일 뿐이다. 인간은 이러한 인과 사슬의 맨 마지막에서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존재이면서, 그 시작 지점에 서서 새로운 것을 세상에 내보내는 존재이기도 하다. 보다 성숙하고 의식적인 결정을 내림으로써 이기적인 행동으로부터, 영원히 지속되는 고통으로부터 우리는 벗어날 수 있다. 

“당신에게는 무한한 가능성과 능력이 있다. 무엇을 실현할 것인지는 오직 당신에게 달려 있다.”

 

미완의 사실, 그리고 다시 요구되는 세상과의 연대

물론 인생에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고통과 냉혹함이 존재한다. 이러한 경험은 오랫동안 우리를 따라다니고, 쉽게 협상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 고통이 항상 최종결정권을 갖는 것도 아니고 우리의 결정에 정당성을 주는 것도 아니라고 전한다. 과거의 경험이 현재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충분히 협상 가능하다. 빅터 프랭클의 말처럼 우리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미완의 사실들 앞에 서 있다. 

“우리가 삶의 사실들에 응답하는 한 우리는 끊임없이 미완의 사실들 앞에 서게 된다.”

저자는 빅터 프랭클의 이 짤막한 말에 두 가지 희망이 존재함을 밝히고 있다. 하나는 이 세상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개인의 공헌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된다는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세상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이 세상도 우리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자기연민, 증오, 무관심은 우리의 실존적 고향이 될 수 없다. 삶은 우리에게 조역이 아니라 주역을 주었고, 세상과 연대를 통해 이를 실현하도록 사명을 부여했다. 어떤 형태로든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깨닫고 세상과 동맹을 맺을 때 비로소 우리는 온전해지고 자신의 삶과도 조화를 이룸으로써 진정한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 

세상은 매일 고통스러운 일들이 벌어지며, 많은 곳에서 부당하고 무자비한 일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에 수수방관하고 있다. 우리 시대의 무관심에 대한 모든 한탄 속에서도 위로가 되는 것은 우리 인간이 그 고통을 끊어낼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한 명의 개인이 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세계를 바꿀 수는 있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소명이 주어져 있으며, 누구나 세상을 위해 작은 기여를 할 수 있다. 이 사실이야말로 삶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아름다운 메시지가 아닐까.

 

추천사

 

빅터 프랭클. 이 이름 앞에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할까? 유명한 심리학자는 많다. 하지만 유대인으로서 2차 세계대전의 참상 속에서도 가장 끔찍했던 수용소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하루에도 몇 번을 넘나들며 치열하게 존재의 의미와 삶의 가치를 처절하게 고민해본 빅터 프랭클 앞에 숙연해지지 않는 심리학자는 단 한 사람도 없다.  

“왜 육체적으로 강하거나 건강한 사람들이 수용소에서 더 일찍 죽었을까?” 그가 제기했던 이 중요한 질문은 그의 유훈을 기리며 설립된 빅터 프랭클 학교의 창립자인 이 책의 저자 알렉산더 버트야니에 의해 “왜 점점 더 풍요로워지는 우리가 더욱 불행하다고 느끼는가?”라는 질문으로 현대의 우리를 위해 재탄생되었다. 그리고 건강한 신체와 물질적 풍요로움으로 인해 우리가 관심을 점점 더 두지 않았던 것들이 실은 우리로 하여금 더 살고 싶게 하고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이라는 이 당연한 사실을 우리로 하여금 진지하게 고민하게 한다. 아, 정말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저자는 정신의학자일 뿐만 아니라 ‘인지과학’자다. 과학자답게 그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길도 타당하게 보여주고 있다. 심리학자로서 이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가는 모르겠다. 하지만 타당함과 신뢰롭기에 믿음직한 걸로 치면 이런 걸작을 거의 보지 못했다. 

_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이 책을 주의 깊게, 그리고 깨어 있는 정신으로 끝까지 읽는 사람이 자신의 삶을 무관심으로 허비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_엘리자베스 루카스 심리학자 · 작가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알렉산더 버트야니

Alexander Batthyány

리히텐슈타인에 위치한 빅터 프랭클 연구소 창립자이자 이사이며, 빅터 프랭클 재단 이사회 소속으로 의미치료에 대한 그의 사상이 세계 여러 나라에 소개될 수 있도록 디렉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빅터 프랭클 아카이브의 첫 번째 편집자이며, 《의미치료 요법 및 실존 분석》 《의미에 대한 임상적 관점》 《실존적 두려움의 심리학에 대해》 등을 집필했다. 이 책에서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뭔가 채워지지 않은 듯한 현대인의 결핍과 무기력한 삶을 집중 분석하고, 냉담한 사회에서 개개인이 다시 활력과 용기를 찾고 주도적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탈출 전략을 제시한다.

리히텐슈타인대학 국제철학아카데미에서 빅터 프랭클 철학 및 심리학 전문교수 자격을 취득했으며, 현재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미치료 및 실존분석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2012년부터는 모스크바대학 정신분석연구소에서 실존심리학 초청교수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의미치료 및 실존분석을 위한 지역 교육 프로그램을 지휘하고 있다.



옮긴이 : 김현정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예나대학에서 수학했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발상: 스치는 생각은 어떻게 영감이 되는가》 《복종에 반대한다: 누구에게도 지배받지

않는 온전한 삶을 위해》 《혼자가 더 편한 사람들의 사랑법: 연애불능세대, 사랑에 대해 우리가 말하는 것들》 《이케아 DIY》 《두려움의 열 가지 얼굴》 《거짓말하는 사회》 《어리석은 자에게 권력을 주지 마라》 등이 있다.

 



목차

1장 가치를 상실한 시대

삶의 태도와 행동의 관계 

이기적인 삶의 태도 

우리에게 닥친 존재적 위기 

무관심이 가져온 사회적 충격 

우리에게 남아 있는 희망 

 

2장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

우리의 삶에 주어진 최초의 메시지 

가치 상실인가, 가치 위기인가 

삶과 맺는 동맹 

유한성으로 인해 획득된 자유 

세상을 향해 무엇을 발산했는가 

 

3장 현재는 열려 있다

언제까지 기다릴 것인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까 

인간은 과거의 산물 그 이상이다 

현재는 열린 공간이다 

 

4장 삶의 한가운데 존재하는 자유

감정 표출로 모든 게 해소될까 

나쁜 것을 좋은 것으로 덮을 수 있다 

한 사람의 결정이 가져오는 놀라운 결과 

우리가 의존해온 것 

사랑은 물리적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5장 자유의 한가운데 존재하는 책임

다른 사람의 희망을 실현시킬 수 있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일상의 기쁨 

내적 장애물 극복하기 

자유를 응원하다 

자유의 갈취와 그 대가에 대해서

 

6장 세상을 넘어 나에게로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까 

왜 우리는 끊임없이 의심할까 

나의 행복이 세상을 굶주리게 한다면 

우리는 정말로 행복을 원하고 있을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사람들 

 

7장 진정한 의지와 삶의 감격

감정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상황적 감정과 대상적 감정 

자의식과 자기 존재 가치 

우리에게 맡겨진 일 

 

맺는 말

감사의 말 

미주 

 

+- 더보기

책 속으로

​한 개인이 자신과 다른 사람, 세상에 대해 만드는 이미지는 그 자신에 대한 단서가 된다. 유감스럽게도 오늘날에는 이러한 인간상에 위기가 닥쳐왔다. 오늘날만큼 인간이 낯설고 불신이 가득한 상태에서 살았던 적은 없다. 또 과거의 온갖 곤경과 불안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고향이 되었던 세상에서 지금처럼 존재적으로 의지할 곳을 찾지 못했던 적도 없다. 

-<본문 18~19쪽> 중에서 

 

여기에는 두 가지 희망이 존재한다. 하나는 이 세상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희망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의 개인적인 공헌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된다는 희망이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세상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이 세상도 우리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 자체가 사람들이 관대함으로 세상과 연대를 맺을 수 있는 최고의 토대가 된다. 사람들의 연대는 빅터 프랭클의 말처럼 ‘미완의 사실(Unvollendetheit der Tatsachen)’에 기인하여 발전한다. 

-<본문 50쪽> 중에서

 

오늘날의 사회가 무관심과 체념, 불분명한 분노와 거부의 감정에 따라 자신의 경험과 판단, 행동을 결정한다면 지금의 풍요로운 유산은 어떻게 될까? 오늘날의 사회 역시 (프랭클이 임시적 삶의 특징으로 기술한 것처럼) ‘기다리기만’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현재의 세대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갖고 책임질 수 있다면 어떤 가능성이 펼쳐질까? 존재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재 상황에 부여된 의무까지 바라본다면 우리에게 어떤 가능성이 열릴 것인가?

-<본문 73쪽> 중에서

 

인생에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고통과 냉혹함이 존재한다. 이러한 경험의 기억은 미래에도 그를 따라다니며, 쉽게 협상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고통과 냉혹함이 항상 최종결정권을 갖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경험이 현재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충분히 협상 가능하다. 현재는 제한성의 장소일 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결정의 장소다. 

-<본문 102쪽> 중에서

 

결핍은 그것이 전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 곳에 생긴다. 모든 사람이 다른 사람의 노력과 관심, 우정, 격려를 기다리고만 있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이러한 모든 기대와 요구에 맞서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 침묵과 비난이 지배하는 곳에 관심과 선의를 베풀기 시작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면? 모두가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할 것이다! 이제는 다른 사람을 기다리는 것을 끝내고 솔선수범할 준비가 된 사람이 필요하다. 우리는 과거에 받은 것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할 수 없다는 생각과 자신 있게 결별할 수 있다. 언제든지 행동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의 자유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행동하는 것은 어떤가. 

-<본문 136~137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