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소小素笑 진짜 나로 사는 기쁨

2019 문학나눔 선정도서

윤재윤 지음 | 최원석 그림

발행
2019년 01월 17일
쪽수
288 쪽
정가
13,800원
전자책
9,660원
ISBN
979-11-6218-051-8
판형
135   x  200 mm

책 소개

법복을 벗고 변호인으로 돌아온 지은이의 

삶과 자아를 통찰하는 따뜻한 휴먼 에세이 


주인공으로 살 것인가, 구경꾼으로 살 것인가? 

다른 사람을 곁눈질하지 않고 ‘진짜 나’로 살아가기 

 

삶에 속아서, 사람에 속아서 우는 사람 곁에서 함께 울어주던 윤 판사, 《우는 사람과 함께 울라》로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울렸던 지은이가 《소소소小素笑 진짜 나로 사는 기쁨》으로 다시 찾아왔다. 이번 책에는 30년 법복을 벗고 변호인이 된 지은이가 지난 몇 년 동안 ‘나라는 존재’와 ‘우리의 삶’에 대한 더욱 깊어진 사유와 통찰을 보여주는 60편의 글을 모았다.

스마트폰과 SNS가 너무 많은 정보와 너무 촘촘한 인간관계를 우리 앞에 들이대는 시대, 정보의 쓰나미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리고 ‘진짜 나’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지은이는 디지털/아날로그의 이분법 대신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삶’을 권한다. SNS가 난무하고 온갖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이기 때문에 오히려 ‘가짜 삶’과 ‘진짜 삶’, 말하자면 ‘본질적인 삶’과 ‘비본질적인 삶’에 대한 깊은 사유가 필요함을 나직하게 역설한다.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삶’을 권한다

본문은 4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다. 1장은 ‘소小 - 작아야, 날아오른다’, 2장은 ‘소素 - 세상에 단 하나, 본디 내 모습’, 3장은 ‘소笑 - 웃음, 대나무 숲 바람소리’, 4장은 ‘소소소小素笑 - 나답게 사는 기쁨’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제목 그대로 한자의 의미에 관련된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모았다. 작게, 적게, 조심스럽게 행하는 에피소드, 생긴 대로, 본바탕대로, 꾸미지 않는 마음가짐을 들려주는 에피소드, 웃고 살면 마음이 열린다는 삶의 태도를 강조하는 에피소드,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모여 ‘나답게 사는 기쁨’을 나누고자 하는 소망을 담은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본문을 여는 <진짜로 살아가기>는 대단히 인상적인 에피소드다. ‘거짓말을 잘하는 어린이’였음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에피소드이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어린 시절, 원하는 것을 얻거나 야단맞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무심코 거짓말을 했지만 그것은 어린 마음에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고, 어느 날 문득 ‘왜 나는 거짓말을 하는가’라는 깊은 의문을 갖게 된다. 그리고 깨닫는다. 자신의 비겁함, 잘나 보이고 싶어 하는 마음이 거짓말을 낳는다는 것을, 그리고 거짓말을 하면서 살기에는 스스로가 너무 귀한 존재라는 것을. 지은이가 어린 시절 한때 거짓말쟁이였음을 과감하고 솔직하게 고백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이미 극복했고, 그다음에는 스스로에게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스스로에게 당당함은 내가 삶의 주인공이 될 것인지, 구경꾼으로 머물 것인지를 결정하는 거대한 요소이다. 

지은이는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늘 자신에 대하여 너무 무겁게 생각하고, 요구하며 살아가는 듯하다. 우리를 둘러싼 정신적 생태계도 답답한 기운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 짐을 가볍게 하고, 자기에게 웃어주는 小素笑의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라고. ‘정신적 생태계’가 답답한 지금이야말로 더욱 스스로를 가볍게 해야 날아오를 수 있음을 인생의 경험을 통해 깨닫고 그것을 나지막하게 들려주는 것이다. 세상에 힘들지 않은 삶은 없지만, ‘스스로 가벼워지면 날개를 달 수 있다’고 말이다.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해답

우리가 그토록 삶에 속으면서도 여전히 살아가는 이유, 온갖 절망과 시련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아직 살 만한 이유는 무엇일까? 《소소소小素笑 진짜 나로 사는 기쁨》은 명확한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어떤 고난과 고통 속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사람들, 낮은 곳으로 향한 숭고한 사람들 등, 우리 곁에서 진짜로 살아간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확장된 사유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지나간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최원석 화백의 따뜻하고 정감 어린 그림도 책에 온기를 더한다.

‘나는 지금 왜, 여기에 살고 있을까?’라는 근원적인 의문과 그에 대한 답을 구해가는 과정. 그리고 사람과 세상살이를 관조하는 지은이의 어조에 마음이 차분해질 것이다. 성난 얼굴 대신, 차분한 얼굴로 돌아보는 나와 세상은 어쩌면 전혀 다르게 보일 것이다. 삶의 본질 깊숙한 곳을 꿰뚫어보는 명징한 통찰력과 겸허한 시선이 돋보이는 《소소소小素笑 진짜 나로 사는 기쁨》은 천천히 아껴가며 읽기 좋은 책이다. 대나무 숲에 스치는 바람소리가 문득 그리워질 때, 책을 들고 한 페이지씩 넘기다 보면 지친 삶에 대한 ‘위로’뿐만 아니라 삶이라는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데 꼭 필요한 나침반 격인 ‘지혜’까지 얻게 될 것이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윤재윤

30여 년 동안 법관 생활을 하다가 춘천지방법원장을 마치고 퇴임하였다. 비행청소년을 돕는 자원보호자제도, 피고인에 대한 양형진술서제도를 창안하여 전국 법원에 시행되게 하였고, 법이 치유력을 가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틈틈이 재판과 사람에 대한 글을 써왔다. 현재는 변호사, 한국건설법학회 회장, 대학의 겸임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6년 철우언론법상을 수상하였고, 저서로 《우는 사람과 함께 울라》 《소소소(小素笑) 진짜 나로 사는 기쁨》 《언론 분쟁과 법》 《건설 분쟁 관계법》이 있다.



그린이 : 최원석

강릉에서 태어나 관동대학교 미술학과와 세종대학교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하고 관동대학교와 경복대학교 강사를 지냈다. 1994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다섯 번의 개인전과 세 번의 그룹전, 열여섯 번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오랫동안 ‘인물’이라는 한 가지 주제에 천착했으며, 수묵회화 기법으로 더불어 살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평범한 인물들의 꾸밈없는 표정을 압축적으로 잡아냈다. <형제>, <얼굴>, <꿈> 등 여러 점의 인물 연작을 그렸다. 



목차

머리말

 

1장. 小 작아야, 날아오른다

내 삶의 작은 불꽃 

30년 만에 온 편지 

법복을 벗으며 

동내마을에서 만난 평화 

누구에게나 신神이 있다 

고난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루비 브리지스 

엄마의 깊은 삶 

악은 어떻게 자라나는가 

우리는 최악의 행동보다 훨씬 가치가 있다 

삶을 바꾼 만남 

클린턴의 돌멩이

 

2장. 素 세상에 단 하나, 본디 내 모습

왜 너답게 살지 못하였느냐? 

황금 양털을 찾아서 

진짜로 살아가기 

말은 정말 힘이 세다 

별에서 온 우리 

결코 늦은 때는 없다 

<스타워즈>, 우리 자신의 이야기 

인간에게만 있는 것 

겨울 숲길에서 생긴 일 

고통도 자산이다 

김명주의 인생 이야기 

나그네 인생길 

일상日常의 재발견 

근원감根源感 

그곳엔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3장. 笑 웃음, 대나무 숲 바람소리

꽃처럼 피어나다 

민병갈 선생 

사람을 움직이는 힘 

내 과거는 다른 사람의 미래에 도움이 될 거예요 

내 생애 마지막 사진 한 장 

이해는 못하지만 너를 사랑한단다 

우리 삶에 숨어 있는 작은 기적들 

마약 법정의 졸업식 

강도의 불면증 

사람의 향기는 저울로 잴 수 없다 

심증心證과 물증物證 사이 

우리도 교황님처럼 

달걀을 맛있게 삶는 법  

두 마디의 주례사 

사소한 일은 없다 

큰 물고기, 작은 연못 

30분의 기적 

나는 실패했습니다 

프라하로 가는 길

 

4장. 小素笑 나답게 사는 기쁨

변화한 사람, 말콤 엑스 

가난을 향하여 걸어간 젊은이들 

간송澗松의 훈민정음 

내 삶은 결코 부서지지 않는다 

‘제4세계’의 사람들  

처칠의 초상  

우리 안에 있는 어두움  

전쟁의 안개 

호밀 뿌리 

내 인생에 들어 있는 것 

이반 일리치의 죽음  

우리는 제대로 쉬고 있나? 

그들이 잃어버린 것 

샘은 저절로 솟고, 풀은 저절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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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깊은 감정은 삶의 중심, 본연의 자아와 연결되어 나오는 것이고, 약한 감정은 자아의 표피에서 맴돌다 나오기 때문 아닐까. 즉 중심으로 사느냐, 표피적으로 사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전자는 힘이 들더라도 자기 중심에 들어가 실존적인 자기 결단을 통해 사는 삶이며, 후자는 자기 중심을 피한 채 막연히 주위의 다른 사람들을 따라 사는 것이다. 자기의 중심을 떠나 사는 사람은 이리저리 흘러서 떠다니며, 호기심과 잡다한 일로 생활을 채운다. 어떤 일에서건 힘겨운 자기 결단을 회피한다. 이러한 태도의 차이가 삶의 성장을 결정한다. 중심으로 살면 생활에서 겪는 여러 경험이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통합되면서 내면의 성장이 이루어진다. 표피적으로 살면 경험이 파편화되고 분열되며, 아무리 외적으로 크고 다양한 일을 하더라도 내면적으로 빈약한 삶밖에 살지 못한다. (본문 77~78쪽 중에서)

 

진짜 삶, 본질적인 삶은 실존적인 자기 결단을 통해서 사는 삶이며 다른 사람을 좇지 않는 주체적인 삶이다. 주인공과 구경꾼, 실체와 이미지, 정직과 회피, 깊게 사는 것과 건성건성 사는 것, 모험과 안락이 두 종류 삶의 차이다.

우리 대부분은 무기력과 불안감에 시달린다. 작은 일에도 두려워하고 초조해하며 생기를 잃고 산다. 하이데거가 예견한 대로 많은 사람이 자기의 삶이 아닌 가짜 삶을 살고 있다. 치열해지는 경쟁과 돈의 위세, 정보 혁명 등 삶의 상황이 이전과 완전히 바뀌어서 자기만의 신념을 갖고 사는 것이 훨씬 어려워졌다. 현대를 사는 사람이 진짜로 산다고 느끼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듯하다. (본문 84쪽 중에서)

 

사람은 이 땅에 잠시 머물다 가는 존재이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 있더라도 수십 년 후를 생각해보라. 주변에서 괴롭히는 사람이나 나 자신,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게 될 것 아닌가. 모두 사라지고, 오직 근원적인 차원의 그 무엇만이 남아 후대로 전해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일상생활에서 근원을 찾고 마음이 이것에 연결되도록 단련하는 것이 삶의 열쇠라고 믿는다. 열등감, 무력감의 근본 원인은 근원이라는 뿌리와 단절된 데서 생기며, 그 치유법은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나는 이때 느껴지는 세미한 감정을 근원감(根源感)이라고 부른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내가 근원감을 제대로 품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나의 첫 번째 일이다. (본문 133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