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용이가 사라졌다

윤숙희 지음 | 에스더 그림

발행
2018년 10월 15일
쪽수
180 쪽
정가
13,800원
전자책
7,080원
ISBN
979-11-6218-039-6
ISBN SET
979-11-955094-4-7
판형
152   x  220 mm

책 소개

1등이면 무조건 행복할까? 1등이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을까?

1등 용이와 찌질이 용이가 평행 우주 여행을 통해 

진짜 행복과 자존감을 찾아가는 이야기

 

 

무한 경쟁에 지친 아이들에게 주는 위로

우리 사회에서 경쟁이 작용하지 않는 곳은 없습니다. 학교에서는 성적으로, 회사에서는 성과로, 운동 경기에서는 등수로 끊임없이 우열을 나누고 순서를 매깁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다 보면 경쟁은 어쩔 수 없기도 하지만,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1등만 하면 무조건 ‘행복’해지고, ‘완전’할 것이라는 착각을 한다는 거죠. 그래서 학교에서의 경쟁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언제나 큰 스트레스가 되고 있습니다. 

과연 1등만 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것일까요? 이 책은 무엇이든 잘하는 용이와 무엇을 해도 별 볼 일 없어 ‘찌질이’라고 불리는 용이가 평행 우주 여행으로 서로의 환경이 바뀌게 되면서 그 속에서 스스로의 자존감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은 평행 우주 여행이라는 놀라운 경험을 통해 1등보다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평행 우주에서 만난 또 다른 용이!

공부도, 운동도, 노래도 어느 것 하나 잘하는 게 하나 없는 용이.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되고 항상 주눅 들어 지냅니다. 용이는 이 모든 것이 가난한 자신의 집안 형편 때문이고 친구와 동업하다가 돈을 날린 아빠 때문이며, 자기만 보면 놀려 대는 기웅이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던 중 낡은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 우연히 평행 우주로 떠나게 되고 그곳에서 자기와는 무엇이든 정반대인 또 다른 용이로 살게 됩니다. 또 다른 용이의 집은 부자이고 부모님은 상냥하기 그지없습니다. 또한 용이는 공부든 운동이든 뭐든 1등만 하는 아이입니다. 친구들도 언제나 용이를 치켜세우고 선생님들도 1등을 도맡아 하는 용이에게 친절합니다. 용이는 잠시 행복을 느끼며 영원히 그곳에 머무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우연히 발견한 또 다른 용이의 일기장에서, 1등만 인정하는 버거운 부모님의 기대, 학원에서 학원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공부, 아이큐가 높지 않다는 열등감, 언제 2등으로 밀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괴로워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1등보다 소중한 건 바로 나  

일주일간의 평행 우주 여행을 다녀온 후 용이의 환경에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용이의 마음은 이전과 크게 달라졌습니다. 기웅이 무리 앞에만 가면 항상 위축되고 움츠렸던 어깨를 당당하게 펴게 되었고, 엄마의 악다구니도 가족을 지키기 위한 사랑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똑같이 풍겨 오는 시장통의 퀴퀴한 냄새도 진한 삶의 냄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용이에게 지금 그대로의 나로도 충분히 괜찮다는 자존감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자신에 대한 평가를 다른 친구와의 비교나, 누군가의 말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고, 인정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렇듯 자존감은 자신을, 또 세상을 달라지게 합니다. 단단한 자존감을 갖게 된 용이의 내일을 응원해 봅니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윤숙희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었으며, 샘터동화상과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이와 어른,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동화를 쓰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지은 책으로는 《5학년 5반 아이들》 《조나단은 악플러》 《반야의 비밀》 《시리우스에서 온 아이》 《수상한 물건들이 사는 나라》 《해아와 용의 비늘》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 : 에스더
그리기와 만들기를 좋아해서 대학과 대학원에서 미술을 공부했습니다. 출판 미술, 광고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이다음에 할머니가 되어서도 어린이 친구들에게 행복과 웃음을 주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꿈입니다. 《또르르르 물을 따라가 봐》 《엄마는 동생만 예뻐해》 《1등 용이가 사라졌다》 《일과 직업, 어디까지 아니?》 등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목차

가출하고 싶은 날 

이상한 세계 

용이로 살아가기 

기웅이의 비밀 

사라진 아이 

모터클 

비밀문서 

교장 선생님의 정체 

용이를 찾아서, 그리고 나를 찾아서 

나의 세계야, 안녕! 

작가의 말: 지금 그대로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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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기웅이가 또 1등을 했다. 뭐든 잘하는 기웅이지만 이렇게 1등을 하고 나면 가뜩이나 큰 기웅이의 목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으스대며 밀림의 왕 사자처럼 교실을 누비면 아이들은 기웅이 눈치를 보거나 칭찬하기에 바쁘다. 선생님도 기웅이가 학교의 자랑이라며 치켜세운다. (본문 12쪽 중에서)

 

“야호!”

그게 신호라도 되듯 자전거가 혼자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모터를 단 듯, 날개를 단 듯 정신없이 움직였다. 자전거 움직임 따라 바람도 심상치 않았다. 나를 어딘가로 끌어당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때 부릉부릉 하는 굉음을 내며 맞은편에서 스쿠터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왔다. 거리에서 보던 스쿠터와 생김새도 다르고 크기도 작지만, 자전거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빨랐다. 그 스쿠터에는 까만 헬멧을 쓴 나만 한 아이가 타고 있었다. (본문 23쪽 중에서)

 

“은메달 딴 것도 잘한 거 아닌가? 왜 울지?”

혼잣말처럼 툭 뱉은 내 말을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들은 모양이다. 둘 다 어이없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은메달 수십 개를 따도 금메달만 못해. 세상은 1등만 기억한단다. 2등은 소용없어.”

“그럼, 그럼. 용아, 아빠 말처럼 세상은 오로지 1등만 인정한단다.”

두 사람은 웃는 얼굴로 2등을 하면 절대로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너무 단호한 말에 당황스러웠다. 1등은커녕 2등도 못 해 본 나는 죽어야 하나 싶어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본문 75쪽 중에서)

 

일기에는 용이의 고민이 담겨 있었다. 일기를 읽어 나가자 내 가슴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답답함이 옥죄어 왔다. 특히 용이가 엄마, 아빠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아이큐 결과를 144로 감쪽같이 고쳤다는 내용을 읽었을 때는 심장이 쪼그라들 것만 같았다.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본문 120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