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만나서 커피 한잔 합시다

용혜원 지음

발행
2018년 09월 20일
쪽수
152 쪽
정가
10,000원
전자책
7,000원
ISBN
979-11-6218-033-4
판형
136   x  224 mm

책 소개

커피는 위로이자 휴식이며, 만남이고 여행입니다

삶을 살아갈 때 우리를 위로하는 건 무엇일까? 수고한 만큼의 결과가 주어진다면 바랄 게 없지만, 숨이 차도록 달려왔지만 고생한 보람도 없이 앞길이 더 큰 장애물로 가로막힌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그런데 우리를 좌절하게 하는 것은 가로막힌 길이 아니다. 애썼다고, 잠시 쉬어 가도 좋다고 위로해 주는 말 한마디가 없다는 것이 인생을 더 서글프게 만든다. 

용혜원 시인은 살아가면서 숨을 고를 수 있는 작은 위로의 매개체로 즐겨 마시는 ‘커피’를 답으로 내놓는다. 시인에게 커피는 위로이자 휴식이며, 만남이고 여행이다. 쓰디쓴 인생살이, 커피 한잔에 담아서 삼키고 훌훌 떠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나온 시간, 짓누른 삶의 무게, 절대 고독을 커피 한잔으로 완전히 털어낼 수는 없겠지만, 시인은 그 한 조각의 위로조차 허용되지 않는다면 얼마나 불쌍한 인생인지 묻는다. 

커피를 소재로 한 연작시를 다수 수록한 《우리 만나서 커피 한잔 합시다》에는 인생에 대한 시인의 긍정적인 시선과 솔직한 감성이 커피 향처럼 잘 스며들어 있다. 1장 ‘당신의 시간들이 외로울 때’는 <우리 만나서 커피 한잔 합시다> 연작시 외에 커피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이 수록되어 있고, 2장 ‘어느 날 그 길 위에서’에는 길 위에서 시인이 만난 사람들과 커피와의 인연, 3장 ‘그저 나인 듯 너인 듯’에서는 각양의 자연과 사물에 대한 시인의 애정과 감성이 펼쳐진다. 

 

커피, 만남, 그리고 사람

용혜원 시인은 특유의 인간미 넘치고 따뜻한 감성으로 그간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만큼 시인이 우리 삶의 한복판에서 진실하고 공감을 자아내는 메시지를 계속적으로 전달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만나서 커피 한잔 합시다》에는 혼잡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좌절과 절망을 목도하며 본질적인 위로와 용기, 희망이 어디에 있을까를 고민한 시인의 따뜻한 마음이 들어 있다. 용혜원 시인은 본래부터 사람을 좋아한다. 얼굴을 마주하고 커피 한잔 마실 때도 특유의 유쾌함과 긍정적 인생철학으로 상대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고, 위로를 건네는 사람이다. 그 마음이 고스란히 시에도 나타나 있다.  

“우리 만나서 커피 한잔 합시다”는 의미 없이 툭 던지는 말 같지만, 여기에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과 사람을 잇는 시간과 만남이 있다. 혼자서 속앓이하지 말고 만나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훌훌 털어버리면 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긴다. 일상의 힘을 이끌어내는 용혜원 시인이 시들이 독자들을 더욱 깊이 위로해 주길 바란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용혜원

1986년 첫 시집 《한 그루의 나무를 아무도 숲이라 하지 않는다》를 출간하며 시를 쓰기 시작했고, 1992년 《문학과 의식》을 통하여 등단했다. 85권의 시집을 포함하여 총 196권의 저서가 있으며, 30년 동안 솔직하고 따뜻한 감성으로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재 각종 단체와 기업체를 대상으로 강연을 활발하게 하고 있으며, 매주 수요일 교통방송 tbs <서울 속으로>의 ‘서울 in 문학’ 코너에 패널로 참여하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1장_ 당신의 시간들이 외로울 때

한 잔의 커피  

우리 만나서 커피 한잔 합시다 1  

우리 만나서 커피 한잔 합시다 2  

우리 만나서 커피 한잔 합시다 3 

우리 만나서 커피 한잔 합시다 4 

커피에 대한 소회 1  

커피에 대한 소회 2  

커피에 대한 소회 3  

오래된 우리 사이  

문득 생각이 나서  

울고만 싶은 날  

우리 만나서 커피 한잔 합시다 5  

우리 만나서 커피 한잔 합시다 6 

살아간다는 것  

하고 싶은 말  

사람이 그리워  

다 그런 거야  

우리 만나서 커피 한잔 합시다 7  

우리 만나서 커피 한잔 합시다 8  

우리 만나서 커피 한잔 합시다 9  

인생살이  

달큰한 커피  

낡은 카페  

설경을 바라보며 

커피 향기  

새벽 장사  

깊은 밤의 커피  

휴식

한겨울 모닝커피  

폴 바셋  

에스프레소  

커피  

커피 예찬 1  

커피 예찬 2 

커피 예찬 3  

커피 예찬 4  

한여름 냉커피

 

2장_ 어느 날 그 길 위에서

비가 내리는 날  

Stay With Coffee  

델문도 인 제주  

초원  

바이칼 호수를 바라보며  

쉼표를 찍다  

말년의 비애  

바이칼 호수  

바닷가에서  

이별하며 산다  

안부 인사  

4월 초록  

한 번쯤은  

이별  

시베리아 들판  

사형수의 인생  

고양 호수공원  

백두대간 두문동제  

노을 지는 정서진  

고창 청보리 밭길  

울진 가는 길  

관동팔경 월송정  

순천만 갈대숲  

눈이 내린다  

아오모리현 청삼옥 호텔에서  

태백 가는 길  

인천공항에서  

낯선 세상  

산토리니 커피  

가을이 떠나는 길목에서  

다카한 료칸에서  

사오미소 료칸에서  

놋그릇 카페

 

3장_ 그저 나인 듯 너인 듯

최고의 축복  

당신 웃음  

그냥 가  

허기진 삶  

혼자 살라면  

봄꽃 필 때 

찾아오시게나  

황사  

살아 있다는 것  

가장 어리석은 행동  

잊어버린다는 것  

나는 견딜 수 있습니다  

세월의 주름  

오래된 증명사진  

봄소식  

봄바람 불 때  

코딱지 꽃 

봄 들판  

봄꽃으로 피어난다  

아침 다짐  

산골짝  

추억  왜 그랬을까  

허무한 일  

집 나간 고독  

당황스러울 때  

그리움

보고 싶을 때  

네가 올 때를 기다리며  

곱디고운 엄마  

불행한 전쟁  

고독으로 죽음  

옆집 사람  

연에게 바람 

세상 참 그렇지요  

줄서기

길  

아마 그때였을 거야  

홀로 듣는 빗소리  

승리의 환호  

겨울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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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삶을 간신히 버티며 살다

막다른 골목에서 왠지 서러워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갑자기 마음이 울컥해지면서

보고 싶어졌습니다

우리 만나서 커피 한잔 합시다

 

- <문득 생각이 나서> 중에서

 

내 어린 시절

한복 입고 마실 가시는 엄마

동동 구르무 바르시고

머리 한가운데 곧게 가르마 타시고

뒷머리에 쪽을 단정하게 틀고

하얀 고무신 신고 어디론가 떠나신다

 

엄마의 젊은 시절

한복을 곱게 입으신 엄마는

참 아름답고 예뻤다

엄마 손 잡고 종종걸음으로

따라가던 날이 문득 생각이 난다

 

- <곱디고운 엄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