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의 달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동화

카르메 솔레 벤드렐 지음 | 구광렬 옮김

발행
2018년 04월 16일
쪽수
36 쪽
정가
12,000원
전자책
8,400원
ISBN
979-11-6218-019-8 (73870)
판형
215   x  285 mm

책 소개

스페인 아동문학 베스트 100 선정, 카탈루냐 삽화상 수상 도서. 

 

달이 자리를 비운 어느 날

바다가 삼켜 버린 아빠의 건강을 

후안이 찾아올 수 있을까요? 

 

후안의 시련, 그리고 간절한 소망, 그 안에서의 성장을 담은 이야기

아이들은 부모의 보호 아래 건강하고 안정감을 느끼며 성장해야 하지만, 뜻하지 않게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우리가 모르는 두려움과 슬픔에 휩싸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후안도 바닷가 절벽 위의 집에서 어부인 아빠와 함께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소년이었습니다. 후안은 아빠가 밤에 고기를 잡으러 나가면 하늘에 떠 있는 달과 함께 긴 밤을 보냈습니다. 달이 후안의 친구가 되어 주었기에 후안은 불안하거나 무섭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다에 나갔던 아빠의 배가 난파되면서 후안의 행복도 난파되고 맙니다. 생명의 기운을 바다에 빼앗기고 온 아빠의 창백한 모습에 후안은 두려움을 느낍니다. 다음 날 그런 후안에게 달이 다가와 함께 아빠의 건강을 찾으러 가자고 합니다. 달의 말에 용기를 얻은 후안은 이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후안의 달》은 작가인 카르메 솔레 벤드렐의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벤드렐의 엄마는 벤드렐이 두 살 때부터 결핵을 앓다가 아홉 살 때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벤드렐은 엄마의 생명이 꺼져 가던 그 순간에 어린 자신이 얼마나 불안에 떨고 두려웠는지, 얼마나 엄마를 치료하고 싶었는지 생생히 기억한다고 합니다. 벤드렐은 아이들에게 삶의 어려움을 설명해 주는 것을 굳이 피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 어떻게 용기를 내야 하는지 이야기를 통해 충분히 전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놀라운 상징들 속에서 발견한 위로와 희망

《후안의 달》은 1982년 카탈루냐어(원제: La Lluna d'en Joan)로 처음 출간되었을 당시 독자들에게 이미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카탈루냐 삽화상을 수상하고 스페인 아동문학 베스트 100에 선정될 정도로 주목을 받은 작품입니다. 2015년에는 어린이의 성장 과정에 훌륭한 이정표가 될 수 있는 그림책이라 평가되어 스페인어로 재출간되었습니다.

 《후안의 달》에는 글과 그림 속에 많은 상징이 담겨 있습니다. 먼저 건강을 잃은 아빠를 후안이 간호하는 장면에서 벽에 걸린 엄마의 사진과 말린 꽃이 보일 것입니다. 이는 엄마의 부재를 가리킵니다. 작가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하늘에 떠 있는 달’로 대신하여 언제든 후안을 찾아와 용기를 불어 넣어 주는 존재로 그렸습니다. 엄마의 사진 밑에 내동댕이쳐진 장난감은 후안의 상황을 잘 대변해주는 물건입니다. 뜻하지 않은 시련으로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아빠를 간병해야 하는 어린 후안의 상황을 묘사한 것입니다. 이야기 초반에 등장하는 날카로운 바위와 세찬 바람, 갈매기의 쉰 목소리 등은 후안이 평소에 잘 알고 있던 주변의 모든 것들이 거대한 위협으로 다가왔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동안 아이들은 한 가지 비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후안의 평온을 위협하는 ‘거대한 문어’가 ‘달’의 존재보다 훨씬 작게 그려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대비는 어떤 시련도, 그것이 사람에게 절대적인 위협을 주는 죽음이라 할지라도, 후안과 아빠를 집어삼킬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어에게서 아빠의 생명을 빼앗아 물 위로 올라온 후안을 잔잔한 파도와 따뜻한 바람이 예전처럼 친구가 되어 집까지 데려다줍니다. 《후안의 달》을 읽고 아이들이 불안감을 느끼기보다 안도감과 평온함을 느끼게 되는 이유도 이러한 상징들이 절묘하게 구성되어 안내해 주기 때문입니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카르메 솔레 벤드렐
1944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났으며, 700여 권의 그림책에 삽화를 그렸다. 주요 작품으로는 《타이완에서의 앤솔러지》 《바르셀로나에서의 앤솔러지》 등이 있으며, 유럽, 아시아, 미 대륙 등 세계 곳곳에서 그림책들을 출간했다. ‘카탈루냐 삽화가 협회’ 창단 멤버이며, 옥토고네 라 폰트 상, 크르 드 생 조르디 상, 카탈루냐 삽화상, 스페인 국전 대상(삽화 부문) 등을 수상했다.


옮긴이 : 구광렬

1956년 대구에서 태어났으며, 1986년 멕시코 문예지 《El Punto》를 통해 등단한 이래, 30여  권의 문학 저서를 펴냈다. 주요 작품으로는 스페인어 시집 《El espéjo vacío》, 한국어 시집 《슬프다 할 뻔 했다》, 소설 《반구대》, 산문집 《체 게바라의 홀쭉한 배낭》 등이 있다. 오월 문학상, 스페인 대사상, UNAM 동인상, ALPAS XXI 라틴 시인상(international 부문), 멕시코문인협회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책 속으로

후안의 아빠는 어부예요.

항상 밤에 고기를 잡으러 나갔어요.

 

아빠가 고기를 잡는 동안에는

하늘에 뜬 달이 후안의 친구가 되어 주었어요.

(본문 8~11쪽)

 

폭풍이 세차게 몰아치던 어느 밤,

후안의 아빠는 큰 파도에 휩싸여

힘을 잃고 말았어요.

놀란 고기처럼 아빠의 건강은

바다 깊숙한 곳으로 달아나 버렸지요.

(본문 12~13쪽)

 

다음 날 달이 돌아왔어요.

후안이 달을 보여 울자, 달이 말했어요.

“후안, 바구니를 들고 나를 따라와.

우리 둘이 아빠의 건강을 찾으러 가자.”

(본문 16~1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