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우린 가족일까?

어린이 나무생각 문학숲 08 - 가족 (2017 문학나눔)

장지혜 지음 | 이예숙 그림

발행
2016년 12월 13일
쪽수
144 쪽
정가
11,800원
전자책
7,080원
ISBN
979-11-86688-68-7
ISBN SET
9791195509447
판형
152   x  220 mm

책 소개

때로는 미워하고, 때로는 눈물짓게 만드는 남다른 가족!
어떻게 사랑하고, 나누고, 보듬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
한 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대가족, 조손 가정…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우리 이웃들의 좌충우돌 성장기!

다시 생각해 보는 진짜 가족의 의미
최근 1인 가구의 비율이 크게 늘어 전체 인구의 27%나 된다고 합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여성들의 사회 경제 활동이 늘어나고, 고령화에 따른 노인 독신 가구가 늘어나고, 결혼 시기가 늦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혼이나 별거 등으로 인한 가족 해체가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가족은 나를 존재하게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사랑받는다는 것을 알려 주는 소중한 대상입니다. 그래서 가족이라는 단어만 생각해도 푸근하고 아늑합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가족 때문에 힘들고, 가족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도 정말 많습니다. 과연 우리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요?
《어쩌다 우린 가족일까?》는 부모님의 이혼 사실을 친구들에게 숨겨온 주인공 은솔이가 아빠의 재혼으로 충격을 받고 상심하다가 주변의 다양한 가족 관계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는 바람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아가는 황소영, 아빠의 가정 폭력으로 틱 장애를 가지게 된 박민수, 대가족 사이에서 네 명이나 되는 동생들 때문에 늘 피곤한 미나…. 전혀 평범하지 않아 보이지만 그 속에 간직한 나름대로의 사랑과 끈끈함을 통해 각각의 인물들이 성장해 가는 이 이야기는, 우리가 어떤 가정에서 살아가더라도 함께 할 수 있음이 그 자체로 큰 선물이며, 지금 바로 옆에서 같이 밥을 먹고 있는 우리 식구를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행복한 가정은 다 비슷한 모양새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불행의 이유가 다르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엄마와 살고 있는 은솔이. 은솔이의 엄마 이상자 여사는 어느 날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드라마 작가가 되겠다며 집 안에서 두문불출합니다. 후줄근한 트레이닝복에 부스스한 머리, 외모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엄마가 싫은 은솔이는 하루라도 빨리 멋진 셰프인 아빠와 살게 될 날을 손꼽습니다. 그러나 아빠에게는 이미 재혼할 다른 여자가 있고 자신과는 함께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상처를 받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짝꿍인 민수의 엄마가 가정 폭력을 피해 집을 나가고, 민수와 은솔이와 소영이는 민수의 엄마를 찾아 KTX를 타고 순천까지 내려갑니다. 은솔이는 휴대 전화를 꺼둔 채 엄마와 아빠가 자신을 찾느라고 마음고생이라도 실컷 하게 되길 바랍니다. 그러나 소영이의 부모님이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소영이가 죄책감을 느끼며 힘들게 살아온 이야기를 듣게 된 은솔이는 다른 사람의 아픔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민수와 소영이의 마음, 그리고 미처 몰랐던 엄마의 마음까지. 은솔이는 엄마와 아빠에게 마음을 풀고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부모님의 이혼을 받아들이며, 친구들과도 더 깊은 우정을 나누게 됩니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장지혜
인천 송도에서 사람 식구 세 명과 수줍음 많은 ‘노을이’, 스타워즈 캐릭터를 닮아서 ‘요다’라 불리는 고양이 식구 두 마리와 살고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했고, 5·18 문학상, MBC 창작동화 장편부문 대상 등을 받았습니다. 《아빠의 선물》 《사자성어 폰의 비밀》 《할머니는 왕 스피커》 《내 친구 이름은 블루샤크》 《말로 때리면 안 돼!》(공저) 《다 같이 하자, 환경 지킴이》 《그냥 포기하고 말까?》 《여기는 대한민국 푸른 섬 독도리입니다》 《고마워, 살아줘서》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저씨네 피자 가게》 《어쩌다 우린 가족일까?》 《이 집 사람들》 《떼쟁이, 요셉을 만나다》(공저) 등 여러 책을 썼습니다.



그린이 : 이예숙
대학에서는 동양화를 전공했고 개구쟁이 삼형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의미 있고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고, 할머니가 되어서도 그림을 그리며 친구들을 만나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참 괜찮은 나》 《코끼리, 달아나다》 《피자 선거》 《귀족놀이》 《숲속의 미스터리 하우스》 《사라진 조우관》 등이 있습니다.


목차

엄마의 은둔 생활
내 친구 킁킁이와 황소
셰프 아빠를 만나는 날
세상에 사연이 없는 집은 하나도 없다
가출 아닌 가출
잘못 탄 기차
무민 가족의 슬픈 사연
우리 엄마 이름은 이상자
작가의 말: 어쩌다 우린 가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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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그때는 우리 엄마의 꿈이 민수의 꿈보다도 허무맹랑하게 느껴져서 그냥 웃고 넘겼는데 그로부터 한 달 뒤 엄마는 진짜로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밖에도 나가지 않고 집 안에 콕 틀어박힌 채 ‘방콕’이 태국의 수도만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보여 주고 있다. 엄마, 이상자 씨는 요즘에는 집 앞 마트에도 나가지 않은 채 모든 것을 온라인 쇼핑으로 해결하고 있는 중이다. (본문 13쪽)

새 출발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지? 무슨 뜻인지 잘은 몰랐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온몸에 힘이 빠졌다. 두 사람의 살벌한 대화는 거기서 끝났고 엄마가 일어나서 먼저 가 버렸다. 아빠도 담배를 한 대 피우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나무 둥치에 몸을 기댔다가 그만 주저앉아 버렸다. 때마침 불어온 찬바람에 나뭇가지들이 파르르 떨렸다. 엄마가 슬플 때 하는 버릇처럼 나도 한쪽 손을 가슴에 얹어 보았다. 그래도 여전히 아프기만 했다. 아빠와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 그리고 그 기대감이 와르르 무너진 자리. 내 마음에도 차디찬 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았다. (본문 44쪽)

홀로 쓸쓸하게 서 있는 나무를 보자 다시 외로움이 스멀스멀 밀려들었다. 어젯밤, 아빠라는 존재를 지우개로 싹싹 지워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여기 오는 내내 홀로서기를 다짐했다. 하지만 난 나무가 아니다. 나도 저렇게 허허벌판에 혼자 서 있을 수 있을까? (본문 99쪽)

“솔이 너, 전화기는 왜 꺼둔 거니?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엄마가 내 등을 소리 나게 탁 때렸다. 등짝이 무진장 아팠다.
“엄마, 미안해.”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엄마 품에 안겼다.
“어머머, 얘가 왜 이래. 다 커 가지고.”
엄마 냄새가 났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좋은 냄새. 엄마 품은 참 따뜻했다. (본문 124~1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