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 힘들 때 시 읽어요

송정연, 송정림 지음 | 류인선 그림

발행
2015년 04월 27일
쪽수
248 쪽
정가
13,800원
전자책
8,300원
ISBN
979-11-955094-23
판형
150   x  210 mm

책 소개

엄마는 시다.굴곡진 세월을 살아오면서 엄마는 시가 되었다. 

이제 우리는 시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한 해 한 해 연륜을 더해갈수록 시 같은 엄마를 조금씩 닮아갈 것이다. 

엄마가 어린 저희에게 동화를 읽어주었던 것처럼 

이제는 어린아이가 된 엄마에게 우리가 시를 읽어드립니다.

 

엄마와 시가 있는 풍경

매일 조금씩 기억을 상실해 가는 엄마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작가는 시간이 날 때마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날아가 요양원에 계신 엄마를 방문한다. 기억하는 시간이 점점 짧아진 어머니와 대화를 이어가기가 힘들어지자 평소 문학과 시를 좋아했던 어머니를 위해 시를 한 편씩 읽어드렸다.
《엄마, 우리 힘들 때 시 읽어요》는 방송 작가와 에세이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송정연, 송정림 자매가 공동 집필했다. 시 한 편을 고르고 골라 엄마에게 읽어드리고 엄마의 젊은 날을 이야기하고, 도란도란 모여 살던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고, 엄마에게 못다 한 마음을 표현하고 위안을 전한다.
세상의 모든 자식들은 엄마에게 빚을 지고 있다. 엄마의 자궁을 통해 세상에 나왔고, 그 젖을 먹으며 살결이 단단해지고 세상을 배웠으니 그 빚이 어찌 작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자식이 세상에 뿌리를 내리고 터전을 넓히느라 바쁜 사이 엄마는 흰머리가 나고, 허리가 구부러지고, 하나둘 기억을 잃어간다.
많은 예술가들이 어머니를 찬미하고 그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품을 남기지만, 과연 어머니라는 존재를 온전히 표현할 수 있을까. 엄마의 따뜻하면서도 거친 손을 부여잡고, 그 품에 파고들어 살을 부비는 순간이라야 그 존재를 느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고, 노래할 수 있다.
엄마와 시가 있는 함께 있는 풍경이 얼른 그려지지 않는다. 시 한 편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듯이, 시 한 편에 담긴 수많은 뜻을 단정하여 말할 수 없듯이 그와 똑 닮은 엄마가 있다. 별처럼 빛나면서도 깊은 영감과 여운을 전해주는 엄마와 시가 함께 있다.
하루하루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에게 두 딸은 시 한 편씩을 읽어주기로 한다. 젊을 적 바쁜 일상에도 불구하고 시를 흠모했던 엄마를 떠올리며, 함께 시를 읽는 동안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이제껏 못한 애정공세를 마음껏 펼친다. 작가의 엄마는 곧 모두의 엄마다. 그 엄마가, 그 시가 하늘에서 내 마음으로 내려와 앉아 도리어 나를 위로하고 있다. 

 

시에서 찾은 엄마의 잊혀진 시간들

엄마의 가장 빛나던 시절은 언제였을까? 엄마에게도 별을 보며 꿈을 꾸고 시 한 편에 두근대던 시절이 있었을까? 체념과 근심의 수많은 시간들을 건너고, 무뎌지고 무뎌진 순간에도 두근대거나 바라는 것이 있을까? 자식들을 키우면서 엄마의 시간들은 잊혀져 갔다.  

 

엄마가 좋아하시는 것을 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아무리 물어도 그저 우리 자식들만 좋다 하시니…… 정말 모르겠어요. 이제라도 말해주세요. 엄마가 좋아하시는 게 뭔지, 갖고 싶은 게 뭔지……. 제가 가진 거 다 팔아서라도 사드리고 싶어요. 엄마도 좋아하시는 게 있을 거라는 사실조차 너무 늦게 알아서…… 정말 죄송해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중에서 

 

두 딸은 시 한 편에 담긴 엄마의 발자취를 찾아간다. 엄마의 꿈, 엄마의 웃음, 엄마의 눈물, 엄마의 희생…… 그 시간들이 한 편의 시가 되어 두 딸에게 큰 영감이 되었음을 고백하고, 다시 어린아이가 되어 엄마 앞에서 재롱을 떨고 춤을 춘다. 그것이 어머니라는 살가운 신에게 바치는 최선의 몸짓이기에.

긴긴 인생의 길을 걸어오신 우리네 엄마에게도 시를 읽어드리면 어떨까. 어머니 당신으로 인해 행복했노라는 고백을, 당신의 인생은 훌륭했노라는 위안을 한 편의 시를 통해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송정연, 송정림

 

송정연

강지하 여사의 둘째딸. 성신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잡지사 기자로 일하다가, 방송 작가의 길로 들어선 뒤 SBS 라디오 <이숙영의 파워FM>17년 집필하고, 같은 SBS 라디오 <이숙영의 러브FM>으로 옮겨 현재까지 열렬하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열일곱살의 쿠데타, 따뜻한 말 한 마디, 당신이 좋아진 날등이 있습니다.

 

송정림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소설과 라디오 드라마를 집필하였습니다교직생활을 그만두고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선 후 드라마와 책을 집필하고 있습니다. <여자의 비밀> <미쓰 아줌마녹색마차〉 〈약속〉 〈너와 나의 노래〉 〈성장느낌 18〉〈그 집에는 술이 있다등의 드라마를 썼으며, KBS 1FM 출발 FM과 함께〉 〈세상의 모든 음악〉 등의 작가로 일했습니다지은 책으로는 신화에게 길을 묻다》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엄마우리 힘들 때 시 읽어요》 《착해져라내 마음》 《아버지는 말하셨지》 《내 인생의 화양연화》 《사랑하는 이의 부탁》 《명작에게 길을 묻다》 《감동의 습관》 《성장 비타민》 등이 있습니다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찾아온 인연을 소중히 여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그린이 : 류인선
서울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과 수료,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동아시아사상문화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개인전 <오래된 풍경>, <풀과 꽃들의 말을 듣다>, <풀과 꽃으로 전하는 마음(ACAF2015)> 외에도 30여 회의 단체전에 참가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목차

1장 봄에는 과수원으로 오세요
2장 잊어버리세요, 꽃이 잊혀지듯이
3장 엄마는 시다
4장 내가 사는 것은, 다만

그림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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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어머니는 그 옛날 우리가 어렸을 적에 우리에게 동화책을 읽어주셨습니다. 이제 우리가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어머니에게 시를 읽어드립니다. 어린 시절의 저는 판타지가 있는 동화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인생을 관조하는 연세의 어머니는 시구 하나하나에 삶의 순간들을 대입시키며, 시를 읽어드리는 동안 미소를 짓고 눈물도 지으십니다. 시를 읽어드리면 ‘아,
좋다, 좋다. 참 좋다…….’ 하십니다. 시를 읽어드리는 도중에 가느다란 숨소리를 내며 잠이 들기도 하십니다. 나지막하게 동화 읽어주는 소리에 어린 시절의 제가 잠이 들었듯이 어머니도 딸의 목소리를 들으며 아이 같은 얼굴로 잠이 듭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가끔 촌철살인의 유머로 우리 모두를 웃게 만들지만 평소 엄마는 말수가 참 없으시죠. 그런데 요즘 특히 더 말이 없어지셨어요. 저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엄마가 건망증이 심해져 혹시 이름을 말했다가 틀릴까 봐, 맞는 얘기가 아닐까 봐, 그래서 더 말씀을 안 하시는 거죠? 자존심 때문이 아니라 엄마가 틀리면 우리가 슬퍼할까 봐서요.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돼요. 엄마는 충분히 깨끗하고 단정하게 살아오셨잖아요. 마음 놓고 좀 틀리셔도 괜찮아요.- <옛날> 중에서

엄마와 함께한 즐거운 순간을 떠올려봅니다. 어린 네 자매가 엄마와 함께 목욕하던 그때, 엄마와 함께 노래 부르던 그 때, 엄마가 끓여주신 맛있는 된장국을 먹던 그때, 우리 자매가 피곤한 엄마의 발마사지를 해드리던 그때……. 그 순간이 우리 가족에게는 계절로 치면 푸른 오월이에요. 지금 이 순간…… 엄마에게 시를 읽어드리는 이 시간도 지나고 나면, 반짝
이는 아름다운 한때, 푸른 오월로 기억되겠지요. - <푸른 오월> 중에서

그 사람 때문에 아플 수도 없고, 그 사람 때문에 포기할 수도 없고, 그 사람 때문에 절망할 수도 없고, 그 사람으로 인해 희망을 갖고, 그 사람으로 인해 힘이 나고, 그 사람으로 인해 오늘도 열심히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이 곧 나의 네 번째 클로버 잎입니다. 네 번째 잎을 달아야 비로소 완성되는 내 삶의 행운……. 그 네 번째 잎이 바로 엄마였어요. 네 잎 클로버를 그토록 찾아다녔는데 이제야 발견하다니……. 내 인생의 네 잎 클로버를 완성하고 그 행운을 가져다주는 우리 엄마…….
- <네 잎 클로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