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사회 2018: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라

프랑크 쉬르마허 지음 | 장혜경 옮김

발행
2011년 03월 28일
쪽수
304 쪽
정가
15,000원
전자책
8,100원
ISBN
978-89-5937-230-0
판형
153   x  224 mm

책 소개

한국의 고령화 현상은 거의 혁명적이다

혁명적 발상을 위한 책!

독일 〈슈피겔〉지 12주 연속 종합 베스트 1위․코린느 상 비소설 분야 수상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생명의 역사에서 스스로 출산율을 낮추는 생물은 일찍이 없었다. 이런 일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노인학협회 존 핸드릭스 회장은 “한국의 고령화 현상은 거의 혁명적”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이 특히 심각성을 띠고 있는 것은 바로 고령화의 속도가 어느 선진국보다도 빠르다는 점이다. 고령 인구 비율이 7퍼센트에서 20퍼센트로 증가하는 데 걸린 기간을 국가별로 비교해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프랑스가 156년, 영국이 92년, 미국 86년, 이탈리아와 독일이 각각 80년, 일본이 36년 소요된 반면, 우리나라는 26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가? 

 

전 세계와 우리나라의 고령화 문제에 대한 분석! 

이 책은 독일 최고 일간지 《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의 자연 및 과학 분야 편집자로 일했으며, 현재는 발행인을 맡고 있는 프랑크 쉬르마허가 독일의 저명한 학자, 저널리스트, 예술가들과 인터뷰를 통해 독일 및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의 고령화 문제에 대해 분석한 책이다. 전 세계 고령화 사회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국제 사회와 우리나라가 직면하게 될 다양한 노인 문제들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그러한 현실 속에서 어떠한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구축하고 함께 상호작용해 나가야 하는지 미리 살펴보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또한 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세계의 정치·경제·사회·문화·개인 등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과정은 우리나라 역시 피해갈 수 없는 현상이다. 이에 성신여자대학교 ‘노인교육전문가과정’의 강의를 맡고 있는 박선민 씨의 자료를 바탕으로, 유럽 등 서구 사회에 맞추어진 원서에 한국의 고령화 상황을 분석, 첨가해 편집했다. 이 책은 2005년 출간되었던 것으로, 사회구조적인 현실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삶의 방식을 구축해 나가자는 의도에서 새로운 디자인과 장정으로 재출간한 것이다. 

 

시작된 세대 전쟁 

늙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유례가 없는 규모로 늙어가고 있다. 개인들만 늙어가는 게 아니다. 모든 민족들이 늙어가고 있다. 현대인들은 전보다 더 오래 살고, 더 적은 자녀를 낳는다. 인구의 원동력은 이제 출산이 아닌 사망에 의해 결정되고, 사회와 문화는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른 뒤처럼 흔들리고 있다. 통계청이 2005년 1월 19일 발표한 ‘장래 인구 특별 추계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는 2005년 4,829만 4천 명으로 나타났는데, 이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증가하다가 2020년에는 4,995만 6천 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이후 점차 줄어들어 45년 이후인 2050년에는 4,234만 8천 명에 머물 것으로 밝혀져 약 595만 명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고, 2050년 이후에도 지속적인 감소가 전망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점점 더 오래 함께 머물기 시작했고, 시간은 정지한 듯 보인다. 우리 중 다수는 부모, 조부모, 증조부모와 동시에 이 세상에 머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인류 역사상 최초로 노인의 숫자가 자녀의 숫자를 넘어서게 될 것이다. 

 

인류의 짐으로 뒤바뀐 장수(長壽) 

한때 만인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도로를 달렸지만 세월이 가면서 점점 짐이 되더니 마침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마는 자동차 신세와 같다. 늙어가는 생명체에게 사회는 고통만 줄 뿐이다. 고물 자동차 주제에 고속도로에서 얼른 비켜주지 않는다고 바짝 추격하며 위협하고, 덜덜거린다고 구박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오물 덩어리 취급을 하다가 결국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아예 도로나 광장에 출입 자체를 막아버린다. 지상 최대의 축복으로 여겨졌던 장수(長壽)가 이젠 인류의 짐으로 뒤바뀌고 있는 것이다.고령화는 생산이 가능한 연령층(15~64세)의 규모와 비중을 축소시킬 뿐만 아니라, 노동에 참여하고 있는 인구 중에서도 나이가 많은 고령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증가시켜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성장 신화가 붕괴되어 나누어 가질 파이가 줄면 파이의 분배를 둘러싼 싸움은 더욱 치열해진다. 고령자 복지 대책을 요구하는 퇴직자와 그 부담 의무를 지는 생산연령층 간의 세대 간 갈등은 이제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노화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

세계 어디나 노인들에 대한 ‘통속적인 고정관념’이 생성되어 있다. 노인들은 병들었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었으며, 신체 및 정신적으로 비생산적이라는 것이다. 노화는 환경 및 개인의 능력에 따라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노년층에 대한 부정적인 형태의 고정관념은 사회를 넘어서 개개인, 심지어 노년층 자신까지도 지배하고 있다.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초로의 나이부터 이미 자초한 무능과 사고 능력의 상실을 낳는다.한국 사회에서도 40세는 위기의 세대로 인지되고 있다. 20, 30대의 젊은이들은 40세가 되기 이전에 경제·사회·가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심초사한다. 만약 원하는 만큼의 부와 명예를 소유했다 할지라도 40대 이후의 나이는 상상하고 싶지 않은 미래로 치부된다. 이러한 현상은 고령화 사회를 처리하는 방식과 함께 ‘나이 든 존재’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우리의 의식을 보여준다. 우리는 늙는다는 사실에 대해 당당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노화에 따른 변화에 적응하고, 애정 어린 시각으로 세상과 자신의 지나온 삶을 돌아보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란 없다!

1960년대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2020년대부터 퇴직하기 시작한다. 세계대전을 겪지 않은 베이비붐 세대는, 세계의 정치․문화․경제를 완전히 뒤바꾸어놓았다. 과거 세계 변화의 중심에는 베이비붐 세대가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왔다. 그러므로 비록 늙고 은퇴를 한다 해도, 앞으로도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고령화로 빚어지는 노인 문제에 있어서도 강력한 여론 집단으로 성장할 것이다. 

 

마음 푹 놓고 늙어라! 

고령화 현상은 발상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에 대한 올바른 정의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보다 적극적인 사고로 미래 사회의 도전에 대비해야 한다. 훗날 다수의 노인이 될 지금의 젊은이들에겐 아직 역사적 기회가 남아 있다. 그러므로 생존의 본능으로라도 노화에 대한 차별을 막아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30년 안에 영혼의 노예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학문은 오래전부터 노화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수정해왔다. 우리는 이런 획기적인 문화 혁명을 선도해야 할 것이며,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이다. 

 

추천사 

35억 년 생명의 역사에서 스스로 출산율을 낮추는 생물은 일찍이 없었다. 이런 일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노인학협회 존 핸드릭스 회장은 “한국의 고령화 현상은 거의 혁명적”이라고 말한다. 이런 혁명적 상황에선 혁명적 발상이 필요하다.― 최재천(이화여자대학교 생명과학전공 석좌교수,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의 저자) 

 

처음 읽고는 무섭고 두려웠다. 노년 인구의 증가로 세대 갈등을 넘어 세대 전쟁이 이미 벌어지고 있고, 나 자신의 노년을 적나라하게 들여다봐야 하는 고통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다음은 대단히 흥미로웠다. 노년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거침없이 풀어 나가는 글맛이 각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희망을 보았다. 노화에 대한 거부와 증오를 적극적인 수용과 해방으로 바꿀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생겼기 때문이다.  ― 유경(프리랜서 사회복지사, 어르신사랑연구모임 운영자)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일궈낸 우리나라에서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압축적 고령화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국제 사회와 우리나라가 직면하게 될 다양한 노인 문제들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그러한 사회구조적인 현실 속에서 어떠한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구축하고 함께 상호작용해 나가야 하는지 미리 살펴보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 박선민(성신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프랑크 쉬르마허
1959년생으로 하이델베르크와 캠브리지 대학에서 어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의 자연 및 과학 분야 편집자로 일했다. 2000년부터 이 책에서 다룬 노화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유명 인사들과 계속 인터뷰를 했다. 많은 저서가 있고, 현재 독일 최고 일간지 《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의 발행인을 맡고 있다.

옮긴이 : 장혜경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독일 학술교류처 장학생으로 하노버에서 공부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삶의 무기가 되는 심리학》 《힘 있는 여성》 《부모가 된다는 것》 《처음 읽는 여성 세계사》 《숲에서 1년》 《심장이 소금 뿌린 것처럼 아플 때》 《오! 시몬》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남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미래

1부 고령화 사회의 대두
세대의 도착 시간과 출발 시간
전 세계와 독일의 비교
문화 전쟁
세대 전쟁

2부 공모
‘젊음의 망상’의 끝
젊음과 아름다움과 번식
왜 우리는 노화를 수치스럽게 생각할까
사회의 고령화
경제적 노화
사이버 젊음
죽음의 비용
정신적 노화
므두셀라 세대

3부 사명
반란 중인 할리우드
동화책, 위트, 연하장
언어를 통한 금치산 선고
왜 우리는 늙어가면서 죄의식을 느낄까
두뇌 싸움
노인들의 충고

4부 새로운 자기 정의
우리 이후
공모의 몇몇 공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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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여라. 살아온 인생의 절반만큼이, 적어도 출생과 유년기와 청년기, 교육에 들인 시간만큼의 기간이 달려 있다. 지난 몇 십 년의 거짓 경보는 잊어버려라. “기상 이변과 달리 전 세계의 고령화가 언제 어디서 시작될 것인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전 미국 경제부 장관 피터 G. 피터슨(Petter G. Peterson)의 이 말은 인구학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우리의 노년은 편치 않을 것이다. 안락의자도, 벽난로도, 창고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집에 있을 수 없다. 힘이 남아 있는 한, 자부심이 남아 있는 한 나아가야 한다. 우리 사회처럼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도 드물다. 앞으로 30년 간 우리는 늙는 법을 완전히 새롭게 배워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사회 개개인이 받게 될 경제적·사회적·정신적 형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억압당한 불행한 존재, 즉 우리가 추방한, 지금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존재, 미래 우리 자아의 해방이 달려 있다.
― 〈남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노인층 인구가 급증하고 사회·경제적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노인의 희소성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경제적 피부양자로서의 사회적 부담이 크게 증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현대의 노인층은 과거의 노인에게 제공되었던 충효를 바탕으로 한 공경은 기대할 수도 없는 회색지대(gray zone)에 놓이게 되었고, 결국 고령화로 인한 경제적인 문제는 세대 전쟁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세대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세계적인 대세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한국에서 1988년도부터 시행된 국민연금은 20년이 지난 2008년부터 약 3백만 명을 넘는 연금 수급자의 발생으로 인해 2036년이면 적자가 발생하고, 2047년이 되면 연금 고갈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현재 환갑을 넘은 상태라면 이러한 경제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확률이 높겠지만, 아직 중·장년층 그리고 그보다 어린 세대에 속해 있다면 그들 간의 세대 갈등은 불가피한 일이다.
― 〈세대 전쟁〉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채 10년도 지나지 않아 독일의 시인 고트프리트 벤은 <예술가의 문제로서의 노화>라는 제목의 유명한 강연을 한 적이 있었다. 강연 제목이 지금 들어도 도발적이다. 어쨌든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전 세대가 노화의 특권을 빼앗겼다. 하지만 벤이 말하고자 했던 바는 일찍 죽은 자들에 대한 진부한 생각들, 즉 젊음은 천재적이고 창의적이지만 고령은 우둔하고 소비적이라는 문화적 고정관념이었다. 당시에 이미 70세가 넘었던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매우 놀랍다. 유명한 사람들 중에 노인들이 얼마나 많은지 정말 놀랍기 그지없다.
― 〈공모의 몇몇 공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