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남편 유쾌하게 길들이기 : 더 늦기 전에 아내가 꼭 알아야 할

오가와 유리 지음 | 김소운 옮김

발행
2009년 08월 24일
쪽수
272 쪽
정가
11,000원
전자책
ISBN
978-89-5937-175-4
판형
152   x  225 mm

책 소개

은퇴 후 부부의 마음 맞추기! 

같이 살아도 서로 잘 모르는 불편한 타인 같은 은퇴 후 부부 관계, 

남은 인생에 좋은 친구가 될 것인가, 평생 원수로 미워할 것인가? 

‘은퇴 남편 증후군’은 원래 1990년대 초반 일본에서 생겨난 말로, 은퇴 후 별다른 일 없이 집에서만 지내면서 아내의 주위만 맴돌며 귀찮게 구는 남편을 신발에 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 거추장스러운 낙엽에 빗대어 ‘젖은 낙엽’이라고 부르면서 생겨났다. 남편이 은퇴하면 아내들은 갑작스럽게 남편과의 관계가 밀착된다. 개인생활을 하지 못하고 은퇴 남편을 돌보느라 집에 매여 있게 되면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이는 결국 갈등으로 표출된다. 가부장적인 가치관을 뿌리 깊게 갖고 있는 남편들의 경우 은퇴 후 부부 갈등은 더욱 커진다.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조사한 노년 이혼 통계에 따르면 60대 이상 황혼이혼 상담 건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며, 2007년 여성 이혼 상담이 216건으로 10년 전보다 2.2배가량 증가했다. 부부간 갈등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남편의 퇴직이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그렇다면 갈등을 푸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무엇일까? 해법은 생각보다 쉽다. 이전까지의 역할을 잊고 새로운 역할을 설정하는 것이다.

 

‘은퇴 남편’을 떠맡은 아내들이여, 지금 나서라!

부부가 마주보고 즐겁게 사는 15가지 방법을 담

폭소 통쾌 실용 에세이!

아내가 장기간 집을 비워도 전혀 아쉬울 게 없는 남편. 날씨가 좋으면 빨래를 하면서 이불을 말리고, 삼시 세 끼를 균형 맞춰 챙겨 먹고, 재활용 분리 수거도 완벽하게 해낸다. 집안 정리 또한 안팎이 모두 완벽하다. 신세대 남편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은퇴한 지 6년이 넘은 저자의 남편 이야기다. 컵라면조차 끓여 먹을 줄 몰라 아내가 집을 비울 일이라도 생기면 밖에서도 계속 신경을 쓰게 만드는 남편을 둔 아내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 그렇다면 저자는 어떤 이유로 남편을 자립적으로 키우기로 결심했을까?그것은 이혼할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혼하지 않을 작정이라면 가급적 의좋게 지내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남편은 빈둥빈둥 놀고, 아내는 하루 종일 수발을 드는 상태로는 아기자기하게 오순도순 살기는 글렀다고 판단해 남편을 길들이기로, 아니 다시 키워내기로 결심했고, 그 지난한 과정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은퇴 후 온종일 파자마 차림으로 거실에서 빈둥거리며 점심은 당연히 차려주겠거니 생각하고, 취미활동도 없어 아내 옆에 꼭 들러붙어 반찬 투정, 살림 간섭을 해대며 졸졸 따라다니던 남편에서, 아내 없이도 스스로 식사를 해결하고 집안일을 분담하며, 취미활동을 찾아 나서는 독립적인(?) 은퇴 남편으로 자리 잡는 과정이 저자의 체험과 취재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전해진다. 그 과정을 ‘남편 키우기 15조’로 풀어냈다.은퇴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는 노력과 부부가 마주보고 즐겁게 사는 노력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노력을 돕는 힌트가 되어 줄 것이다. 한편으로 이 책은 아내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기도 하다. 남편을 바꾸려면 먼저 아내도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은퇴를 앞둔, 혹은 이미 은퇴한 남편을 둔 아내들이 정다운 부부 관계를 원한다면, 이 책은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은퇴할 때까지 집안일에는 젬병이었던 남편이라도 괜찮습니다. 은퇴할 때까지 정면으로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는 공기 같은 부부여도 걱정 붙들어 매십시오. 노력 여하에 따라 지금까지보다 서로를 더 잘 이해하는 부부로 바뀔 수 있습니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오가와 유리
1946년 코치 현에서 태어났다. 노인 간호요양 잡지의 기고가를 거쳐 현재는 수필가로 활약하고 있다. 여성, 부부, 가족, 육아, 사회현상 등을 주제로 신문, 잡지 등에 수필을 연재하고 있다. 은퇴한 남편과 ‘담백하고 싫증 나지 않는’ 관계를 유지하며 아기자기하게 살고 있다. 저서로는 《득도한 할아버지, 번뜩이는 할머니》《정년퇴직한 새끼참새 ― 둘이 붙어 지내기 괴로워요》 등이 있다.

옮긴이 : 김소운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일본의 좋은 책을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그림으로 말해요 우리 아이 속마음》《착한 아이보다 인정받는 아이로 키워라》《난 너를 사랑해》《고마워, 사랑하는 내 친구야》《내 어린 아이들에게》《정보력 10배 올리는 속독법》 등이 있다.

목차

제1조 당장 실행! “점심은 직접 차려 드세요!”
제일 먼저 찾아오는 ‘점심 차리기’ 고민 | 점심은 직접 차려 먹고 설거지도 하세요 | 사 먹는 방식도 있어요 | 그날 이후의 점심 풍경 | 0에서 20까지 인내심을 갖고 가르치세요

제2조 상갓집 분위기의 저녁식사에서 탈출하라
민첩한 시간차 공격법을 쓰라 | 상갓집 분위기에서 대폿집 분위기로 | 각자 입맛에 맞는 음식으로

제3조 무관심한 남편에게 집안일을 시키는 방법
우선은 양자택일부터 | 칭찬으로 키운다 | 1단계로 충분하다 | 좀 더 큰일도 거들어 달래자 | ‘이번 주의 목표’ 방식이 효과적이다 | 주부 자리를 빼앗기다 | 그리고 아저씨는 변신했다

제4조 부부만의 단출한 생활은 불화의 화근
얼굴 마주하기는 불화의 화근이다 | 거실에 도사린 위기 | 남편을 ‘마마’로 만들어라 | 가정의 평화를 위해 외출을! | 기본은 역시 시간차 공격이다 | 대문을 나서면 타인이 되자

제5조 각방 쓰기를 추천
침실 스트레스란 뭐지? | 은퇴는 각방 쓰기의 시발점 | 위급상황을 위한 대비책을 마련하자 | 각방을 쓰면 부부관계는 졸업이다

제6조 남편이 바둑이화 되는 것을 경계하자!
은퇴 미아가 바둑이가 된다 | 바둑이의 귀감이 되다 | 영원히 바둑이여서는 안 되는 이유

제7조 취미활동 없는 남편을 의욕적으로 만드는 필살법
취미활동 없이 못 견디는 은퇴 후 생활 | 혼자 가면 친구가 생긴다 | 은퇴한 머슴이여, 경작만 해서는 환영받지 못한다 | 취미활동과 실익을 겸하는 머슴도 있다 | 춤추는 은퇴남으로 변신하다 | 남편의 취미활동을 응원하자

제8조 두 달에 한 번은 단둘이 외출하라
함께 놀 시간을 만들어라 | 상대방의 청을 거절하지 않는다 | 손자를 사이에 두고 부부가 함께 논다 | 애완동물도 부부의 대화를 늘린다

제9조 병이 났을 때일수록 위로가 부족하지 않게
스트레스 퇴치가 건강 관리의 포인트 | 낮에는 시간과 공간을 나눠서 유쾌하게 | 자식세대와의 동거 스트레스 | 위로가 부족하면 후환이 두렵다 | 연중행사로 부부가 함께 건강검진

제10조 공격만 하지 말고 칭찬도 아낌없이
부부에게 이심전심은 없다 | 마주 앉아 대화할 것을 요청하라 |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하는 아내가 되라 | 칭찬은 면전에서 후하게 하라

제11조 남편의 지역사회 데뷔를 응원하라
이웃의 얼굴과 이름을 외우게 하자 | 남편이여, 아내의 뒷모습을 보고 커라 | 자신을 위한 시간도 갖자 |

제12조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일을!
일은 얼굴에 긴장감을 준다 | 집요하게 조르지는 말라 | 취미활동을 직업으로 만들자

제13조 남편은 남편, 아내는 아내
남편에게 감시당한다? | 남편이 내 전화를 듣는 것이 싫다! | 각자의 달력으로 행선지를 파악하자

제14조 무신경한 남편으로 만들지 말라
‘파자마맨’이라는 이름의 무신경한 남편 | 이성의 힘은 멋쟁이가 되는 데 즉효 | 은퇴 후 리모델링으로 산뜻한 생활을 하자

제15조 유사시에 대비해 통장을 가져라
자기 명의의 통장을 갖고 있는가 | 아내를 감동시키는 퇴직금 나누기 | 퇴직금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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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아저씨의 만족스러워하는 얼굴을 본 순간 살짝 마음이 약해졌지만 나는 스스로를 격려하며 말했다. 아니 명령했다.
“아저씨는 건강하고, 이젠 시간도 남아돌죠. 내일부터 점심은 직접 차려 먹고 설거지도 하세요.”
내일부터 점심은 직접 차려 먹으라고? 갑자기 강펀치를 맞은 아저씨는 즉각 대답하지 못했다. 완전히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잠시 후 하소연하듯이 말했다.
“아무거나 차려주는 대로 먹을게. 김치랑 밥만 있으면 돼.”
반찬 만드느라 수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다. 수고의 문제가 아니야, 아저씨. 나는 씩 웃었다.
“그럼 아무거나 좋아하는 걸로 직접 만들어 먹으면 되겠네요.”
“음…….”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뭐든 말만 해요. 가르쳐줄 테니. 평소에 먹는 음식은 마음만 먹으면 금방 배울 수 있어요.”
아저씨는 깨달았다. 이제 행복한 점심은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 p. 24

“청소기 돌리기와 설거지 중 어떤 것을 할래요?”
뜬금없이 양자택일을 하게 된 아저씨는 그래도 잠깐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설거지하는 편이…… 낫겠지?”
청소기를 돌리는 것보다는 쉬우리라고 짐작한 모양이다.
“그럼 아침 설거지 잘 부탁해요. 자, 앞치마.”
― p. 60

은퇴한 뒤에 부부가 평온하게 지내는 비결은 얼굴 맞대고 찰싹 붙어 있지 않는 것이다. 그러려면 누차 이야기했다시피 각자 다른 취미활동을 갖고 가급적 따로 외출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체험에서 얻은 지론이다. 그러나 항상 따로따로 시간을 보내면 머지않아 마음까지 엇갈리고 만다. 따로 보내기도 하고 함께하는 시간도 갖는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때로는 부부로서의 친목을 다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바로 공동의 놀이 시간이다. 함께 배우는 시간도 좋지만 친목을 다지기에는 역시 놀이 계통의 취미활동이 훨씬 편하고 좋은 것 같다.
― p. 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