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지 마 미하루 씨

야마모토 유키히사 지음 | 박재현 옮김

발행
2008년 11월 27일
쪽수
240 쪽
정가
10,000원
전자책
ISBN
978-89-5937-161-7
판형
128   x  188 mm

책 소개

시트콤처럼 펼쳐지는 유쾌한 가족 이야기 

뛰어난 인물 조형이 빚어낸 재미와 감동

2003년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받으며 데뷔한 야마모토 유키히사의 최신작이다. 《행복 로켓》 《데코 보코 데이즈》를 통해 고단하지만 오뚝이처럼 발딱 일어서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왔던 저자가 이번에는 중학생 여자아이의 시선으로 한 집에서 대대로 살아가는 대가족 풍경을 그렸다. 제대로 된 직업도 없고, 집안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여지없이 도망치고 마는 혼기 꽉 찬 고모를 중심으로 가족들, 마을 사람들 이야기가 아기자기하게 펼쳐진다. 물려주고 물려받으며 사용되는 집안의 가구들, 아침 식탁의 풍경, 무심한 듯 나누는 가족들 간의 대화 등에서 일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것인지 깨닫게 한다. 사랑, 질투, 오해 등 가족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순간에 웃음과 잔잔한 행복을 담아놓은 이 책은 80년대 우리의 가족을 보는 듯 정겨우면서도, 잘 조형된 각 인물이 만들어내는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 전개가 읽는 이를 사로잡는다. 《도망치지 마 미하루 씨》는 점차 자극적으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어쩌면 조금씩 잃어가고 있는 사람들 간의 정을 일깨우기 위해 기획한 나무생각 <유쾌한 소설선>의 첫 책이다. 

 

이해할 수도 미워할 수도 없는 고모 미하루 씨의 엽기 행각 

그 속에서 발견하는 가족 간의 사랑 

요코네 집에는 27살의 고모 미하루 씨가 함께 살고 있다. 시시때때로 사라져서 며칠씩 소식이 없다가 선물을 사갖고 돌아오면 다 용서가 되는 줄 아는 미하루 씨! 결국 미하루 씨는 자신의 엄마 장례식에서도, 선보는 자리에서도 도망쳐버렸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도망친 게 아니라 쫓아갔다고 하는데, 과연 무엇을 쫓아갔다는 것일까? 고모의 남자관계는 미스터리투성이며, 요코와 요코의 동생 쇼는 그런 고모가 저지른 일을 뒷수습하기에 바쁘다. 게다가 이 집에는 요코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사촌오빠 지유가 함께 살게 되었다. 아버지의 빚 때문에 요코네 집에 얹혀살게 된 지유. 이렇게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어울려 살아가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시트콤처럼 유쾌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점점 말투와 행동에서 고모 미하루 씨를 닮아가는 요코는 이해할 수도 미워할 수도 없는 미하루 씨의 엽기 행각이 미하루 씨만의 사랑의 방식이었음을 발견하게 되는데…….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야마모토 유키히사
1966년 도쿄 하치오지 시 출생. 추오 대학 문학부 사학과 졸업 후, 인테리어 회사를 거쳐 만화 잡지 편집 프로덕션에 근무했다. 2003년 《웃는 고양이 장식물》로 제16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하였다. 나오키 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높은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남자는 적, 여자는 더 적》, 《행복 로켓》, 《데코 보코 데이즈》, 《콧노래 부르기 좋은 날》, 《시부야로 돌아가다》 등이 있다.

옮긴이 : 박재현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상명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외국어전문학교 일한 통․번역학과를 마쳤다. 이후 일본 도서 저작권 에이전트로 일했으며, 현재는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문장으로 읽는 유럽사》, 《성공하고 싶다면 이렇게 말하라》, 《최강의 가르침》, 《의사와 약에 속지 않는 법》, 《머니 스쿨》, 《싸우는 물리학자》, 《프로엄마 되는 법》, 《유령인명구조대》, 《워킹걸 워즈》, 《하늘색 히치하이커》, 《만사 오케이》, 《너희에게 내일은 없다》, 《리틀 DJ(근간)》 등이 있다.

목차

제1화 세일러복
제2화 젠가
제3화 미안, 미안합니다
제4화 거짓 활기
제5화 물러설 수 없는 처지
제6화 영혼 통신
제7화 이제부터
마지막 이야기 대기실의 두 사람, 혹은 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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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늘 그렇잖아.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슝 하고 어디론가 가버리잖아. 도망쳐버리잖아. 작은 선물이라도 사서 돌아오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잖아. 너무 마음대로야. 그래서는 안 돼. 용서할 수 없어. 도망치기만 하는 미하루 씨, 절대 용서할 수 없어.”
“도망치지 않았어.”
미하루 씨는 시선을 똑바로 요코에게 향했다. 노려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눈은 너무도 쓸쓸하고 슬퍼 보였다.
뻔뻔해, 그런 눈으로 나를 보다니. 화낸 내가 나쁜 것 같잖아.
“쫓아갔던 거야.”
“엉? 뭘?”
“글쎄. 무엇이었을까.”
미하루 씨의 표정이 한순간 바뀌었다. 요염한 여자의 미소다. 왠지 요코에게는 그것이 자신에게 도발하려는 듯 보였다.너는 할 수 있어? 이런 웃음 지을 수 있어?
“이, 이것으로 됐어.” 쇼는 소리쳤다. “선에서 도망쳐온 것은 교배를 거부한 것으로 미하루 씨가 외계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야. 기뻐할 일이야.”
이렇게 지구는 위기에서 구원받았다. 그렇게 말하고 있다. 동생의 말은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짐작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