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모루아의 나이드는 기술

앙드레 모루아 지음 | 정소성 옮김

발행
2002년 09월 12일
쪽수
112 쪽
정가
7,500원
전자책
ISBN
978-89-88344-48-4
판형
150   x  200 mm

책 소개

나이 드는 것에 대한 예방주사!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문필가 앙드레 모루아는 나이 드는 "기술"에 불어 "아르(Art)"를 썼다. "아르"는 인간답게 사는 삶의 방법이며, 현실 속에서 자신을 점검하게 하는 말이다. 말하자면 "소양", "기술", "기교" 그리고 "예술"을 포괄하는 단어가 "아르"인 것이다. 삶은 "예술"이라고 말할 만큼 어렵고 또한 고귀하다. 그 중에서도 나이 들어 간다는 것은 특히 난제로 보인다.  누구나 "나이 든다"라는 말을 들으면 "쇠락" "한물갔음" "내리막길"과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린다. "나이 든다"는 것은 인생의 좋은 시절은 다 지났다는 뜻이며, 이제 남은 생은 별볼일 없다고 생각한다. 아니, 별다른 계획이나 목표도 세워보지 않고 그저 운명적으로 맞아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더 나아가서는 "나이듦"의 종국인 "죽음"이 두려워 이를 피해보려고 몸부림친다. 하지만 몸에 좋다는 무언가를 복용하거나 어떤 시술을 받는다 해도 세월은 멈추지 않으며 나이는 줄지 않는다. 죽음도 결코 피할 수 없다. 그렇다고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일평생 다음 단계를 꿈꾸며, 계획하며, 기대하며 살아온 삶을 포기할 것인가? "나이 든다"는 것은 과연 불행한 것일까? 병에 찌들고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정글의 법칙이 여전히 적용되는 현대 사회에서 앙드레 모루아가 말하는 나이 드는 기술이란 과연 무엇인가? 

우선 모루아는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을 자연 현상 중 하나로 인식하고 받아들일 것을 권한다. 봄에서 여름으로, 여름에서 가을로의 이행이 아주 서서히 진행되듯이 나이도 어느 날 갑자기 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연현상을 인정할 때 자신이 놓아야 할 것과 가야 할 길이 제대로 보인다는 것이다. 영광의 공허함을 알고 무명의 한 존재로서 편안함을 가질 때 젊은이들은 그들을 경쟁자로 보지 않고 조언자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노년들 가운데는 "이미 뜻대로 되지도 않는 쾌락의 대금을 벌써 떨리는 증세가 나타난 양손에 꽉 잡고 이제 며칠 있으면 저승으로 가야 하는데도 여전히 질투나 후회에 사로잡혀서 인생 최후의 시간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 늙은 야심가"가 있는가 하면  "세상을 향해 시간을 보낸 뒤에는 자신의 일과 교양을 위해 도시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는 곳에 은거하면서 애독한 책을 다시 한 번 읽으며 불사의 친구(대문호)들을 통해 다시 지성의 눈을 떠 날마다 새로운 날을 창조하는" 현명한 사람도 있다. 

 

 

나이 드는 기술이란 다음 세대에게 장애물이 아니라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는 기술, 

경쟁자가 아니라 조언자라고 생각하게 하는 기술이다. 

앙드레 모루아는 노년의 문제를 개인적으로 또한 사회적 성원으로서 성찰하고 어떻게 나이들 것인가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나이 드는 기술이란 뒤를 잇는 세대의 눈에 장애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존재로 비치게 하는 기술, 경쟁상대가 아니라 상담상대라고 생각하게 하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행동하는 인간이 될 것과 퇴직을 새로운 삶의 시작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하라고 알려준다.   역사서와 유명인들의 전기문학으로 더욱 유명한 모루아는, 역사를 꿰뚫는 깊은 성찰과 인생 연륜이 묻어나는 철학적 메시지를 통해 나이 드는 데에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앙드레 모루아의 나이 드는 기술≫은 인생의 종막을 고할 때까지 희망을 유지하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그는 먼저 늙음에 대한 자연현상과 사회상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난 다음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물론 죽음을 대하는 방법까지 소개했다.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에는 몇 사람의 청년에게 보내는 편지를 넣었는데, 두려움을 겪어보고, 유혹에도 시달려본 노장의 메시지가 삶의 깊은 향기와 지혜로 녹아져 있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앙드레 모루아
앙드레 모루아(Andre Maurois, 1885∼1967)
프랑스 엘뵈프 출신의 역사·평론·전기·소설 작가로 본명은 Emile Salamon Wilhelm Herzog. 제1차 세계대전 때 영어 통역장교로 종군했고,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1918년 ≪브랭블 대령의 침묵≫을 발표해,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폭넓은 교양과 부드러운 문체로 유명하며, ≪셸리전≫(1924), ≪디즈레일리전≫(1927). ≪바이런전≫(1930), ≪투르게네프전≫(1931), ≪디킨스전≫(1934) 등 전기 분야에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다. 1938년 프랑스 아카데미 회원으로 지명됐고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미국에 머물면서 ≪프랑스의 비극≫(1934) 등을 썼다. 1942년에는 자서전 ≪나의 기억≫을 내놓았다. 세계대전 후 조국으로 돌아와 ≪프랑스 역사≫(1948), ≪프루스트 연구≫(1949)를 연이어 발표하였다. ≪영국사≫(1937), ≪미국사≫(1934)도 유명 작품으로 거론된다.

옮긴이 : 정소성
불문학자·소설가. 1944년 경북 봉화 출생. 서울대 문리대 불문과, 동대학원 졸업. 프랑스에 유학, 그르노블 문과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 받음. 현재 단국대 불문과 교수. 제17회 동인문학상 받음. 장편소설 ≪여자의 城≫, ≪운명≫, ≪두 아내≫, ≪아테네 가는 배≫ 등 12편의 장편·단편집이 있다.

목차

나이 드는 기술

 

1. 그림자의 선 

2. 늙어가는 자연의 모습 

3. 늙어가는 불행 

4. 나이를 먹지 않고 살 수 있을까 

5. 능숙하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가능한가 

6. 능숙하게 나이를 먹기 위한 두 가지 방법 

7. 죽는 기술 

8. 몇 사람의 청년에게 보내는 편지

 

주해 

역자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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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인생의 기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별로 슬프지 않게 받아들인다고 치고, 적어도 심신 모두 건강하게 종점에 도달하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과연 가능할까? 가능하다고 장담할 수 있다. 앞서 우리들이 말한 것 같은 불행과 병이 노년에는 틀림없이 따라다닌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동물들을 자세히 보자. 그 대부분은 큰 변화 없이 생에서 죽음으로 옮겨간다. 잘 훈련된 육체는 유연함과 아름다움을 오랫동안 잃어버리지 않고 계속 유지할 수 있다. 그 비결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어제 할 수 있었던 일은 오늘도 할 수 있다. 그러나 한번 중단하면 그것은 영구히 안 되는 것이다. 끊임없는 훈련은 경탄할 만한 성과를 낳게 한다. 70세가 되어서도 아직 매일같이 검술이나 테니스 또는 수영이나 권투를 하고 있다는 노인은 많다. 끝까지 몸 움직이기를 중단하지 않는 것만이 현명한 길이다. 단 일시적으로 생각날 때만 해서는 아무런 소용도 없다. 일단 시작된 노화는 저지할 수 없다. 그러나 늙음이 우리들의 육체에 파고들어오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극히 쉬운 일이며 또한 그쪽이 얼마나 더 바람직스러운 것인지 모른다. 몽테뉴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인간의 몸이 여러 가지로 상태가 나빠지는 것을 늦추려고 하거나 또 그에 대비하려고 하는 것은 대단히 바보스런 일이다. 나는 노인이기 이전에 노인이 되기보다도 오랫동안 노인으로 있기를 바라는 편이다. 그러므로 아직 그때가 되어 있지도 않은데 자기 육체에 체념해서는 안 된다. 

(본문 59∼60쪽) 

 

자네들은 곤란한 시대에 인생의 출발점을 맞이하고 있네. 역사 가운데는 아무리 허약한 수영선수라도 성공할 수 있게 떠밀어준 만조(滿潮)의 시대도 있었지. 그러나 자네들의 세대는 거친 바다의 파도를 거슬러 헤엄치고 있어. 그것은 괴로운 일이네. 처음에는 숨이 찰지도 모른다네. 도저히 대안(對案)에는 당도할 수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 그러나 안심해도 좋네. 자네들의 선배 중에도 똑같이 거센 파도와 맞닥뜨린 사람들이 있었지만 빠져죽지는 않았으니까. 팔에 힘을 주고 용기를 내면 저쪽 물가까지 충분히 헤엄쳐 갈 수가 있네. 

(본문 93∼9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