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격려하는 하루

김미라 지음 | 이은호 그림

발행
2006년 08월 03일
쪽수
272 쪽
정가
9,800원
전자책
ISBN
978-89-59371-17-4
판형
137   x  205 mm

책 소개

세상살이에 지친 마음을 다독여주는 어머니 품 속 같은 이야기들

“고달프다, 힘들다, 화난다, 무의미하다…….”라고 생각했던 하루 속에 잘 익은 홍시감이나 노오란 램프가 숨겨져 있다면, 당연히 달콤하고 따뜻한 온기를 눈밝혀 찾아야 할 것이다. 김미라의 글은 씁쓸함으로 마감하기 쉬운 하루에서 작은 보석처럼 반짝이는 의미를 찾아낸다. 다른 사람들의 위로보다 스스로를 발견하여 격려하는 하루가 된다면 세상살이는 한결 포근해진다.이 책은 KBS 1FM 〈세상의 모든 음악〉의 인기 코너 ‘길모퉁이 카페’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방송작가 김미라의 글들을 담아낸 것이다. 지난 25년 동안 〈별이 빛나는 밤에〉, 〈노래의 날개 위에〉 등 라디오 방송에서 들려주었던 그녀의 따뜻한 세상읽기는 ‘김미라 마니아’들의 말처럼 “빛바랜 현실에 다시 색을 입히는 듯” 하다. 그녀의 글은 보통 ‘저녁을 위한 글’로 불린다. 인생에서는 말년이, 하루 중에는 저녁이 평화로워야 한다. 하루를 기분 좋게 마감하고 따뜻한 밥상이 기다리는 집의 저녁시간처럼, 평온하고 싶고 마음이 넉넉해지고 싶을 때 딱 어울리는 글들이다.

 

아름다운 생각이 아름다운 삶을 만든다

김미라의 글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마주치는 것들에서 아름다운 삶의 진실을 발견하게 한다. 한 송이 꽃에서(꽃들은 날마다 우리에게 무언가 알려주고 있습니다. 꽃들이 알려주고 바람이 깨우쳐주는 바들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고, 듣는 귀를 갖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진짜 해야 할 공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5p), 한 켤레의 신발에서도(스스로는 균형 있게 걷는다고 생각했지만, 굽이 닳은 모양새는 그동안 균형 있게 걷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구두 굽처럼 때로는 어떤 물건이 나를 말해주곤 합니다. -39p) 

 

그녀의 사색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세상을 다시 둘러보게 한다.

또 “잃는다는 것을 ‘그 무엇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뜻으로만 받아들이고 싶지 않습니다. ‘잃는다는 것은 무엇을 대신 할 다른 무엇을 갖는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녀는 어둡고 슬픈 것들에게도 아름답고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한다(우리에게 이따금 찾아오는 고통이나 슬픔, 외로움도 역설적인 힘이 되어줄 날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오히려 내 삶의 또 다른 힘이 되기를, 앙코르와트 사원의 나무 뿌리처럼 삶을 견디는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33p). 그녀의 글을 읽다보면 “가만히 두자, 삶의 빈틈을 사랑하자, 넘치는 마음을 절제하자, 선하고 예뻤던 원래의 마음을 되찾자, 다른 사람을 사랑하자!”라는 메시지가 가만히 전해져 와, 구겨지고 찌푸렸던 마음이 어느새 미소 짓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추천의 글 

그녀의 글은 정처 없이 흔들리는 우리의 삶에 뿌리를 내리게 한다. 그것은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천둥, 번개, 비바람은 사람들의 거대한 문명을 한 순간에 앗아가지만, 작은 꽃들은 어찌하지 못한다. 김미라는 그런 글을 쓰고 있었다. 책을 읽고 나서, 내가 무심코 지나친 삶의 작은 꽃들이 없는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항상 뭔가에 목말라 하는 친구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었다.- 원재훈(시인․소설가)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온도는 섭씨 20도라고 한다. 김미라의 글 온도는 섭씨 20도다.그는 어느 지점에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고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지 잘 알고 있다. 방송이 나간 뒤면 원고의 전문을 올려달다는 청취자들의 요청이 많은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의 글은 녹록치 않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기대고 싶은 포근함과 위로를 준다.- 김혜선(KBS 제1FM PD)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김미라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KBS 1FM의 〈노래의 날개 위에〉, 〈세상의 모든 음악〉에 이르기까지 25년 동안 한결같이 라디오 방송작가로 글을 써왔다.
이 책은 KBS 1FM 〈세상의 모든 음악〉의 인기 코너 ‘길모퉁이 카페’와 또 다른 지면에 소개되어 좋은 반응을 얻은 그녀의 글들을 담아낸 것이다.
김미라의 글은 전투적인 아침보다는 포근한 저녁을 위한 글, 날카로운 비판보다는 따뜻한 격려가 느껴지는 글이다. 그리고 디지털 세상보다는 아날로그 세상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담겨 있다. 일상에 숨겨진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특별한 힘을 지닌 그녀의 글은 은은한 등불처럼 읽는 이의 가슴에 포근함과 격려를 불어넣어준다.
저서로 《사랑하는 것과 사랑해보는 것》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기》 《천 개의 절망을 이기는 한 개의 희망》이 있다.

그린이 : 이은호
홍익대학교 동양화과와 동(同)대학원을 졸업하고 미술학 박사과정 중이다. 인물 중심의 채색화를 주로 그려왔으나 최근에는 강렬하고 매혹적인 양귀비꽃의 신비감을 잘 살려내는 작품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제16회 우수상, 제7, 10, 11, 12회 특선을 수상했다.

목차

제1부_격려 | 향기로운 사람
해가 지고 난 후 만난 나그네를 | 나는 할 수 있다 | 향기로운 사람 | 화장의 법칙 | 선생님 같은 식물 | 격려 | 생각보다 강한 꽃 | 역설적인 힘 | 삶의 뿌리 | 피카소의 조언 | 신발이 알려주는 것 | 대나무가 시드는 이유 | 아름다운 눈빛 | 진정한 유목민 | 왜 기록하는가 | 고흐의 자화상 | 성숙한 어른이란 | 사람의 무늬 | 벨파스트의 청소부 | 쉼 | 종합선물세트 | 주렴 같은 기억들 |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 | 제목 | 나무 박사 | 마음1 | 마음2 | 가슴 설레도록 | 그로테스크 기법 | 톨스토이적인 삶 | 행복 | 꿈 | 직업 | 열정과 고통 |매혹 | 서랍 속의 카프카

제2부_배려 | 아무 데도 가지 않았던 것처럼
기다릴까봐 | 바닷가의 집들이 하얀 이유 | 어떤 명함 | 사람은 | 아무 데도 가지 않았던 것처럼 | 진행 혹은 행진 | 빈틈 | 하이든 효과 | 노르웨이식 지붕 | 숲 속의 나무들도 | 당신의 마음을 번역하고 싶습니다 | 기다려주자 | 감사합니다, 선생님 | 그 사람을 위하여| 벚꽃 증후군 혹은 벚꽃 주의보 | 사랑의 치료법 | 서랍이 많은 사람 | 고독한 순간 | 남자의 언어, 여자의 언어 | 영혼의 고지서 | 넓은 바다반 | 성격이 궁금한 이유 | 나비를 보호하는 방법 | 가변차선제 | 로댕의 집 | 태양의 서커스 | 갖는다, 갖지 않는다 | 모든 배움 뒤에는 | 어떤 크리스마스 이야기

제3부_지혜 | 아름다운 빈틈
신속, 친절, 저렴 | 맛의 비결, 삶의 비결 | 소망의 종이 | 소통 | 짧은 기억력 | 브루클린으로 가는 태평문 | 화 | 운명은 어디에 있는가 | 넘치는 마음 | 나이테가 담고 있는 비밀 | 아름다운 오해 | 가만히 두자 | 메우다, 비워두다 | 외면했던 것들이 | 플라톤의 행복론 | 타인의 삶으로 지나간 세월 | 감기 | 아마추어 | 조금 더 땅과 가까이 | 수도자의 양탄자 | 잿빛 벽에 어울리는 그림 | 동상 | 어떤 처방전 | 자녀를 잘 키웠다는 것은 | 여든 살 청춘 | 진화 |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를 | 마술 상점 | 놀라움, 그리움 | 터미널, 종착역 |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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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우리 쿠르드 족 사람들은 해가 지고 난 후에 만난 나그네를 그냥 보내면 신을 배반하는 것으로 여깁니다.” 진심으로 슬퍼하는 그 남자의 눈빛, 그리고 해가 지고 난 후 만난 나그네를 그냥 보내면 신을 배반하는 것으로 여긴다는 그 부족 사람들의 깊은 정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마치 고압 전류에 감전된 것처럼 그녀의 마음에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종교적인 선의에 감동받은 그녀는 아이의 손을 잡고 남자의 집으로 갔습니다. 어쩌면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운명에 맡기자는 생각을 하면서.
그 남자의 집에서 그녀는 너무나 성대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


해가 지고 난 후 만난 나그네를 그냥 보내면 신을 배반하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 원래 세상은 그런 선한 마음들로 가득했겠지요. 언제부턴가 실종되어버린 그런 시대가 그립습니다. 선한 마음들을 세상 모든 곳에서 되살려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본문 〈해가 지고 난 후 만난 나그네를〉 중에서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오래된 미래》라는 책을 통해 라다크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했는데, 특히 그들의 정신적인 강인함을 인상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겨울 한 철을 꼬박 다른 곳에서 보내다가 선물을 가득 준비해 히말라야 깊은 산 속 라다크로 돌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참 만에 돌아왔으니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반가워하고, 선물을 보고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라다크 사람들은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았고, 선물도 뜯어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녀는 무척 서운했겠지요. 그러나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야 그녀는 알았습니다. 라다크 사람들은 그녀가 마치 아무 데도 가지 않았던 것처럼 대해주었음을.

***


‘아무 데도 가지 않았던 것처럼 대하는 사람들.’ 그 대목에서 가슴이 찡했습니다.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마음에 깊은 평화와 지혜를 지닌 사람들만이 오래 떠나 있던 사람을 아무 데도 가지 않았던 것처럼 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강한 사람들이란 바로 그런 사람들입니다. 떠난 사람을 눈물 참아가며 기다리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 사람이 아무 데도 가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기다리는 사람들.

― 본문 〈아무 데도 가지 않았던 것처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