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열어주는 아침


‘스트레스의 씨앗’이 사라질 일은 없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이것이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한 키워드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입니다. 스트레스가 쌓인 후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할 게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일상의 리듬에 포함시킵니다. 

자기 전에 삼십 분 정도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욕조에 느긋하게 몸을 담그거나,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을 펼치거나, 아로마 향을 피우는 정도라면 매일이라도 가능하겠지요. 운동도 일주일에 한 번이라면 부담 없이 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의 리듬 속에 이런 일들을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의 수행에서는 기상해서 취침할 때까지 해야 할 일이 세세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같은 일을 날마다 반복합니다. 반복하면 몸에 뱁니다. 몸에 밴다는 것은 그 일이 당연해지는 것입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편안하게 뭔가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고도 당연해지면 스트레스를 느낄 겨를도 없습니다. 

살면서 ‘스트레스의 씨앗’이 사라질 일은 없습니다. 그 씨앗은 마음에 머물며 싹을 틔우려 합니다. 하지만 편안한 무언가가 일상의 리듬에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으면 싹이 자라지 못합니다. ‘스트레스의 싹’ 단계에서 말라버립니다. 반드시 스트레스의 싹이 사라질 생활 리듬을 만듭니다. 그것이 생활을 정돈하는 것입니다.



《일상이 버거울 때-스님의 산뜻한 인간관계 정돈법》(마스노 슌묘 지음, 장은주 옮김) 중에서

 

 

 

* 정원 디자이너로 유명한 저자 마스노 슌묘는 일본 선불교 조동종의 승려입니다. 선불교 스님이라면 번뇌에 시달리지 않고 스스로 부처가 될 방법을 알려줄 것 같지만, 방법을 알려준다고 해도 일반인이 도에 이르기는 힘들겠지요. 마스노 슌묘는 살면서 스트레스의 씨앗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씨앗이 싹을 틔우지 못하게, 자라지 못하게, 말라버리게 할 방법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바로 나와 주변, 인간관계를 정돈하는 것입니다. 중심을 잃고 휘둘리는 나와 나에게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타인과의 인간관계를 바르게 정돈하면 일상이 산뜻하게 돌아옵니다. 일상이 버거울 때, 누구에게도 어렵지 않은 스님의 인간관계 정돈법을 지금 바로 실행해보세요.

 

글 백모란

사진 박민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