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열어주는 아침



무모한 낙관주의자

 

가끔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낙관주의자들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어떤 분야의 책을 만드는지 간에, 그 책의 선한 영향력을 믿고 누군가의 삶에 스며들 것이라 믿는다. 누군가는 부정적으로 요새 누가 책 보냐?” “그런 책 안 본다.”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래도 한 문장 한 문장 들여다보고 매만지면서 머릿속으로는 온갖 꿈을 펼친다. 

냉철한 이성이 필요하다고 외치면서도 막상 기획을 하거나 손에 떨어진 원고를 다듬을 순간에는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서고 무한 긍정을 하게 된다. 이런 근거 없는 애정 탓에 때론 씁쓸한 실패도 맛보고, 냉정한 독자의 세계를 다시 만나게 되지만, , 굳이 핑계를 대자면 그런 낙관주의와 애정이 있어 지금껏 즐겁게 일해오지 않았을까 싶다.

책은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문이다. 그 문을 통과해서 어떤 이는 새로운 세계를 만나기도 하고, 이웃을 만나기도 하고, 외면하고 있던 자기 자신을 두려움 없이 마주하기도 할 것이다. 새 책이 들어올 때마다 종이 냄새를 킁킁 맡으며 , 좋다!’ 하시는 나이 지긋한 대표님, 가방에 열 몇 권씩 싸서 그 즉시 서점으로 출발하는 마케터들, 매만지고 다듬느라 이골이 났을 텐데도 어떻게 또 물고 빨 것인지 고민하는 편집자와 디자이너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책 주인들을 기다린다. 순진해빠진 이런 낙관주의가 반갑고 감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글 양미애

사진 박민선